국제 금융시장에서 '헤지펀드발(發) 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의 헤지펀드 관련 각종 거래규모는 4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14일 국내 은행의 헤지펀드 관련 거래(익스포저.Exposure)는 지난 달 현재 5개 은행, 4천186억원 수준으로, 이중 1개 은행이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집계한 헤지펀드 관련 거래 범위는 ▲헤지펀드에 직접 투자한 경우 ▲헤지펀드 전문투자 펀드에 투자한 경우 ▲채권 수익률이 헤지펀드 지수에 연계된 경우 ▲헤지펀드 지수 연계 옵션상품에 투자한 경우를 포함한 것이다. 금감원은 4천186억원 가운데 위험도가 낮은 '원본보장약정부 헤지펀드 지수 연계채권(851억원)'과 '위험회피 목적 파생거래(143억원)'를 제외한 순 익스포저는 3개 은행, 3천192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김중회 부원장은 "이 정도의 수준이라면 헤지펀드와 관련한 직접적인 손실위험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국내 은행의 신용파생상품 거래 잔액(작년말 기준 7천510억원)중 GM과 포드의 신용위험과 연계된 상품은 없는 것으로 보이며 GM에 대한 직접적 익스포저도 1억2천만달러(1천218억원) 수준으로 은행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국제금융시장 충격발생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헤지펀드의 환매.청산, 수익률 차이, 채권과 신용파생상품 시장의 금리 추이 등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앞으로 시장불안이 증폭될 경우 은행별 해외자금 조달.운용실태, 외화자금 조달금리와 리스크 변동에 대해 밀착 점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내 은행이 헤지펀드와 같이 레버리지(차입금을 지렛대 삼아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는 것)가 높은 금융회사와 거래하는 경우 신용리스크 관리전략과 여신기준을 마련하고 신용한도를 설정하는 등 바젤위원회 권고내용에 따라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전세계 헤지펀드 규모는 지난해 말 8천800개, 1조달러 규모로 2000∼2004년 연평균 수익률이 8%에서 올해 1∼4월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하향된 뒤 투기등급채권과 신용파생상품(대출금.회사채 같은 기초자산에서 신용위험만을 분리해 매매하는 파생거래) 가격이 속락, 헤지펀드의 손실확대에 따른 청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