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림 동양제철화학 명예회장(88)이 국보급인 겸재 정선의 '노송영지도(老松靈芝圖)'와 고려청자 등 50여년에 걸쳐 수집한 각종 고미술품 8400여점을 전시하고 있는 송암미술관(인천시 남구 학익동)을 인천시에 기증키로 했다. 이 회장은 10일 "동양화학이 인천에서 성장한 만큼 이에 보답하고 옛 선현의 혼과 애환이 담긴 소중한 문화유산을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공공의 재산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미술관에는 중국 퉁거우에 있는 광개토대왕비를 실물 크기로 복원한 '광개토대왕비'와 추사 김정희,흥선대원군 이하응,백범 김구의 친필 및 오원 장승업의 '화조도' 등 각종 서화류 4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또 고암 이응노,운보 김기창 화백의 전시실이 별도로 있다. 이 밖에 청동기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도자기와 인장류 4000여점,불상류 250여점,목판류 260여점 등을 소장하고 있다. 정선의 노송영지도는 2001년 당시 경매 사상 최고가인 7억원에 구입한 것이다. 문화재와 함께 기증하는 미술관은 대지면적 4400여평에 지하 1층,지상 2층 연건평 765평의 프랑스풍 건물로 지난 92년에 건립됐다. 땅값만 150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은 오는 13일 송암미술관에서 기증식을 갖는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