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공화국', `이건희 시대'라는 등으로 삼성의 독주(獨走)를 우려하는 경계론이 일각에서 대두되는 것과 관련, 삼성이 `사랑받는 국민기업'으로 정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은 1일 구조조정본부의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 및 이윤우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 40여명이 참석하는 계열사 사장단 간담회인 `수요회'를 갖고 최근의 `삼성 경계론'에 대한 원인과 현상을 분석하고 사랑받는 국민기업 정착을 위한 경영전략을 논의했다. 삼성 사장단은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이를 논의한 끝에 `삼성이 커지고 있는데 대한 일부의 비판을 더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국가 대표기업으로서 경제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중소기업과 어려운 이웃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사랑받는 기업이 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삼성측은 전했다. 사장단은 특히 `삼성 경계론을 의식해 경영을 축소시키는 것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진단하고 `단 1%의 반대세력이 있더라도 포용해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상생과 나눔경영에 박차를 가하자'고 다짐했다. 삼성은 이에따라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을 청취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다양화하고 ▲사회공헌 활동과 협력업체·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실질적 효과가 나타나도록 더욱 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한 우리 경제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 3만달러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더 많이 나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기업인을 격려하는 친기업 여론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사장단 간담회에서 이같은 주제로 토의를 한 것은 이건희 회장이 `삼성의 독주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허심탄회하게 듣고 국민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사장들이 직접 논의해보라'고 제안한데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이 이렇게 제안하게 된 배경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국민들에게 자신감과 자긍심을 심어주기도 했지만, 단순히 '좋은기업'에서 '존경받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회.경제적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비판 여론을 경영에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이번 논의에서 삼성 경계론이 나오는 원인에 대해 `삼성이 한국을 먹여살린다'며 국가경제 기여도를 인정하는 층도 있지만 `삼성의 힘이 과대하고 우수자원을 독점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과 외환위기 이후 다른 대기업과의 격차가 커진데 따른 것이라는 진단 등이 나왔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1997년과 2004년을 비교할 때 10대 그룹내 매출 비중이 23.8%(75조6천억원)→30.4%(135조5천억원)으로 늘어나고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말 기준으로 수출의 22%, 시가총액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한편 회의에서는 대응책에 대해 `싫어하는 소수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진정한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다. 더욱 겸손해야 한다'는 등의 사장들의 의견이 개진되기도 했지만 경계론 때문에 일부러 경영을 축소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등의 불만섞인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여전히 반기업정서 등이 있는 상황에서 삼성의 독주에 대한 경계론을 한번에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을 내놓는다는 것이 쉽게 가능하겠냐"며 대책 마련에 어려움이 있음을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