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먹히는 디자인이란. "진정한 디자인은 좋은(good) 디자인이 아니라 적절한(right) 디자인이다. 보기 좋고,쓰기 좋고,만들기도 쉬워야 한다. 적절한 디자인은 비쌀 필요가 없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꿰뚫으면 수백만,수천만명에게 팔 수 있다." -좋은 디자이너의 요건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열정,모험심,자신감을 갖고 세상을 배워야 한다. 어려운 직업이지만 보상도 그만큼 크다." -가장 애착이 가는 디자인은. "골프백 '프로텍'이다. 그 제품 때문에 워낙 고생을 많이 했다. 10여년 전에 디자인해 직접 생산하고 판매까지 했다. 이 아이템으로 IDEA 동상도 받고 돈도 벌었지만 가장 큰 수확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엔지니어링,마케팅,금융 등 디자인과 관련된 전 프로세스를 알게 됐다는 점이다." -디자인과 혁신은 어떤 관련이 있나. "지난해 한경의 가치혁신 관련 기사를 보고 너무 놀랐다. 창시자인 김위찬,르네 마보안 교수의 생각이 나의 디자인 개념과 너무나 똑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디자인의 목표는 가치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은 헬리콥터와 같다. 경쟁에 치여서 레드오션에 빠져있는 회사를 건져 올려 블루오션으로 데려가는 게 바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평소 강조하는'디자인 퍼스트'란. "디자인을 아이디어의 발상이라고 본다면 그것을 디자이너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에 대해 다른 디자이너들은 미쳤다고 했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디자이너의 손에서 디자인이 출발해야만 훌륭한 디자인이 나온다." -중소기업은 디자인이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디자인 자체가 벤처다. 이들은 고객사와 모험을 같이 공유한다. 기술이 뛰어난 회사를 찾는 디자인 회사는 많다." -나이가 들어서도 디자인을 계속 할 수 있는 비결은. "성공하려면 평생을 걸어야 한다. 다만 위로 올라갈수록 디자이너가 관료적으로 변하는 것은 기업 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스타 디자이너를 키울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게 시급하다." -휴대폰과 MP3플레이어 중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개성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제품이 개인화되고 있다. 주방장이 각종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듯 디자이너도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보기 좋고,쓰기 좋고,만들기 쉬운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 -이노디자인의 디자인 프로세스는. "'관찰→이해→예측→형상화→커뮤니케이션→실행'의 6단계를 거친다. 디자인의 첫 단계는 스케치가 아니고 관찰이다." -관찰은 어느 정도 하나. "정해진 규칙은 없다. 디자이너의 일상생활이 바로 관찰,이해,예측이다. 그러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아이디어가 나온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이노디자인이 만든 상품을 즐겨 사용하는 이노족(族)을 만들고 싶다. '디자인 바이 이노(Design by Inno)' 브랜드가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 유능한 디자이너를 육성해 월드 스타를 만들고 싶다." -------------------------------------------------------------- [ 김영세 사장 프로필 ] △서울 생(55)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미 일리노이대 산업디자인학과 학사·석사 △미국 일리노이대 산업디자인과 교수 △미국 이노디자인 설립(1986년) △이노디자인 코리아 설립 △베이징 사무소 개설 □수상 △1990년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 선정 IDEA 동상(골프백 '프로텍') △1993년 IDEA 금상(동양매직 가스버너 '랍스터') △2000년 IDEA 은상(지퍼 컨셉트) △2000년 미국 비즈니스위크 선정 '2000년 베스트 프로덕트'(LG 스마트폰) △2005년 레드닷디자인어워드(독일) 디자인상(아이리버 N10) △2005년 IDEA 은상(아이리버 IFP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