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의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 성과가 난치병 등의 치료에 획기적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적 보수주의측에선 생명윤리를 내세워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는 등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세계적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황 교수팀이 이룬 진전은 그동안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분위기를 실제 치료 현실화 가능 쪽으로 급전시킴에 따라 "상황이 달려졌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전국가톨릭조찬기도회에서 생명존중 문화 배양을 거듭 강조한 뒤 백악관에서 안더스 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함께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 성과에 관한 질문에 "복제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 복제를 용인하는 세상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성인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선 강력 지지하지만, 납세자의 돈과 연방정부의 돈이 생명을 살린다며 생명을 파괴하는 과학 증진에 사용돼선 안된다는 입장을 의회에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하고 "그런 법안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트렌트 더피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인간복제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며 "한국의 연구는 우리가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유엔에서 국제적인 인간복제 금지를 추진해 관철시켰다"고 상기시키고, "이 문제에 관한 우리 입장은 매우 명백하다"고 강조해 부시 행정부가 앞으로 황 교수팀의 연구를 국제 이슈화할지 주목된다. 그러나 황 교수팀의 연구 성과가 학계로부터 실제 치료활용 가능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받음에 따라 그동안 부시 대통령의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 금지 조치에 반발해온 미 과학계의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01년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정부 자금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것에 대해, 알츠하이머 질환을 앓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를 포함해 공화당 유력 인사들과 온건파도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하원이 공화ㆍ민주 양당 의원 약 200명이 공동발의한 줄기세포 연구 금지 완화법안을 내주초부터 심의하기 시작하면 민주당과 공화당의 온건파의 찬성론과 공화당 강경파와 사회적 보수주의층의 반대론이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공화당 의회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반대당론 투표를 강요하지 않고 "소신투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부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290명 이상이 찬성하면 재가결할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백악관측도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이지만, 온건파의 완화법 찬성으로 가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의원들에 대한 반대설득 접촉에 나섰다. CNN은 이날 하루종일 황 교수팀의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그에 따른 찬반 논쟁을 주요 기사로 계속 전하는 등 미 언론은 배아 줄기세포 연구 진전도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유럽에서도 황 교수팀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와 영국 교수팀의 배아 연구가 이 분야에 커다란 돌파구를 만든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의학의 혁명이냐 프랑켄슈타인 과학이냐"의 격론이 불붙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