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동물이 정상적인 동물보다 조기에 죽는 원인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체세포 복제동물의 조기 사망 원인이 폐기능 이상에 따른 호흡 곤란 때문인 것으로 추정해왔을 뿐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다. 경상대 축산과학부 김진회 교수팀은 한양대의대 백승삼 교수, 생명공학연구원 한용만 박사, 대구 가톨릭대 김태완 교수와 공동으로 체세포 복제 방식에 의해 태어난 복제동물이 조기 사망하는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연구논문과 관련 사진 등은 단백질 연구분야 권위지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5월호 커버스토리로 장식됐다. 보통 체세포 복제방식으로 태어난 동물의 30~70%는 출생한 지 1주일 이내에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문에 따르면 이들 복제동물은 주로 심장기능 이상으로 말초조직에 혈액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혈액순환 이상으로 조기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같은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각종 장기(臟器) 질환으로 일찍 숨진 숨진 체세포 복제 돼지 28마리에 대한 사망원인을 조직해부학적으로 분석했다. 복제돼지가 사망당시 앓고 있던 장기질환은 각각 수막염(7마리), 간과 폐 울혈(각 3마리), 관절이상에 의한 기립불능(6마리), 얼굴기형(1마리), 무정자증(1마리) 등 이었지만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된 것은 대부분이 심장기능 문제에 따른 혈액순환 이상이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또한 이들 조기사망 복제돼지들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을 정상 돼지에서 발현되는 단백질과 비교함으로써 복제돼지들에서만 유독 이상하게 발현하는 단백질 16개를 찾아내는데도 성공했다. 김진회 교수는 "조기사망 복제돼지들에서만 이상 발현되는 단백질이 조기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백질의 이상발현이 심장기능 이상과 혈액공급 문제로 이어지고 결국은 각종 장기질환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굴한 단백질을 이용하면 복제동물 생산시 장기이상 여부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진단키트로 상용화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에서 시도되고 있는 동물 이용 장기이식사업이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즉 면역거부반응과 같은 부작용을 극복한 동물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해도 사람에게 이식된 동물의 장기에서 특정 단백질이 이상 발현될 경우 복제돼지의 경우처럼 각종 장기의 기능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생명공학연구원 한용만 박사는 "동물을 이용한 대체장기가 사람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되기 위해서는 면역거부반응 뿐만 아니라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단백질 이상발현 등의 안전성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면서 "복제동물의 또 다른 안전성 문제를 밝힌 데 그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bio@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