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거리는 야자나무잎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파란 물감을 칠해 놓은 것 같다.


바다는 그보다 더욱 짙다.


바다 건너온 한줄기 바람이 뺨을 훑고 지나간다.


야자나무 아래 해먹에 누워 보는 낮풍경이 다분히 이국적이다.


찰싹 거리는 파도소리가 들리는 수상가옥에서 칠흑 같은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는 광경도 빼놓을 수 없다.


'진주조개 농원'(pearl-Farm)이라는 이름의 펄팜 비치 리조트에선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들이 현실로 다가온다.


적도가 가깝고 태풍의 영향이 없어 연중 맑고 청명한 날씨를 유지하는 열대 지상낙원이라고 하면 과장일까.


펄팜 리조트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 사말섬에 둥지를 틀고 있다.


필리핀 3대 도시인 다바오에서 배로 45분 거리이다.


리조트에 가기 위해선 수도인 마닐라에서 국내선 다바오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한다.


1시간반이면 열대 특유의 더운 공기가 확 다가오는 다바오 국제공항에 닿는다.


공항을 빠져나와 차로 10여분이면 리조트로 향하는 배가 정박된 워터프런트 호텔에 도착한다.


도시민들은 가까운 거리라도 심한 배멀미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멀리 야자나무로 뒤덮인 섬,파랑 일색인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면 배멀미는 먼 얘기일 뿐이다.


필리핀 전통배인 방카에서는 더욱 그렇다.


흩날리는 파도의 포말이 시원함을 더한다.


이제 북태평양 한 섬에서의 며칠이 새로운 현실이 되는 셈이다.


리조트가 가까워지면 가장 먼저 3층짜리 팔각형 누각이 품에 안길 듯 다가온다.


리셉션하우스다.


전통 목걸이와 망고쥬스를 건내며 '파라다이스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리조트 관계자의 말이 새롭다.


야외 수영장과 뒤편 마라나오 레스토랑 좌우로 수상가옥들이 일렬로 정돈해 있다.


저마다 키 자랑하듯 높이 솟은 야자나무들도 빼놓을 수 없는 이곳의 모습이다.


이 리조트의 주요 고객은 가족단위 휴양객이나 신혼부부들이란다.


최근 한국에서 허니문 관광도 늘어나고 있다.


동남아 지진해일 여파로 이곳이 새롭게 뜨고 있다는 후문이다.


물론 이곳에서 적잖은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


유럽이나 호주 등지에서 휴가를 즐기려고 온 휴양객들이다.


총지배인 후안 로카씨는 "조용한 여유를 즐기기에 그만이기 때문에 유럽 고객들과 허니문 커플이 많다"고 설명한다.


체크인 뒤 해변의 코티지로 안내된다.


야자나무 기둥을 제외한 지붕 벽 베란다 의자가 필리핀 전통 양식에 따라 대나무 등 재활용이 가능한 천연재료로 만들어진 게 공통점이다.


리조트 내 주거시설들은 대부분 바다조망권을 갖추고 있다.


마라나오 레스토랑 좌측으로 해변을 따라 들어선 '사말하우스'도 탁 트인 남지나해 조망이 일품이다.


사말부족의 전통 주거양식을 본따 주요 목구조물을 제외하고는 대나무가 주재료다.


21개 동으로 구성된 사말하우스는 바다를 향하고 있는 수상 가옥이다.


앞쪽으로 발코니가 있고 집안에서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발코니 아래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헤엄치는 모습도 장관이다.


사말하우스를 지나면 야자나무로 둘러쌓인 야외수영장과 함께 새로운 집들이 눈에 띈다.


'만다야하우스'로 한 지붕 아래 2가족이 머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객실마다 공간이 넓어 3∼4인 가족 단위로 머물기에 적당하다.


리조트 우측에 위치한 사말스위트 6채는 2층 구조로 돼 있어 더욱 고급스럽다.


이름은 타우석 야칸 같이 민다나오 지방 부족 이름을 썼다.


위층에 침실과 욕조가 있고 아래층은 거실과 샤워실로 꾸며져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멀리 바다를 내려다보는 전망이 그만이다.


리조트 앞바다에 자리한 말리파노섬으로 피크닉을 떠나자.


이 섬에서는 필리핀 원주민들이 방카를 타고 고기 잡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인도처럼 조용한 섬은 정말로 한적한 휴식을 원하는 여행객들에게 최적의 장소다.


한가롭게 선탠을 하거나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한껏 몸매를 자랑하는 야자수 그늘 아래 잔디밭에서 쉬는 재미도 쏠쏠하다.


식당은 없지만 미리 주문해두면 본섬에서 요리를 날라준다.


백사장의 흰 게를 쫓아다니는 게 사냥도 인기.


흰 게는 백사장 색깔과 똑 같은 데다 총알같이 빨라 잡기가 쉽지 않다.


다양한 해양스포츠도 빼놓을 수 없다.


사말하우스 옆 아쿠아스포츠센터에는 다양한 장비가 구비돼 있다.


카누 카약뿐 아니라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윈드서핑 등을 즐길 수 있다.


연인끼리 하나 둘 외치며 노젓는 것도 재미거리다.


스노클링도 빼놓을 수 없다.


바닷속 딴 세상에서 만나는 새로운 친구들은 하나 같이 다른 외모로 패션쇼를 하는 것 같다.


바닷속이 마치 손바닥처럼 맑게 비쳐보이고 다양한 어류와 암석이 눈앞에 어른거릴 때 마치 동화속 세상이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빨갛게 타오르는 석양도 잊을 수 없는 추억만들기다.


물론 각종 스포츠와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다트 당구 비디오 등을 즐길 수 있는 게임룸뿐 아니라 야외에 테니스 농구 배드민턴을 칠 수 있는 시설도 갖춰놨다.


다바오(필리핀)=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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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남한 면적의 3배인 필리핀은 7천1백여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다.


북부의 루손섬(10만4천여㎢)과 남부에 있는 민다나오섬(9만4천여㎢)이 대표적인 섬이다.


수도는 마닐라,인구는 7천만명을 웃돈다.


필리핀은 주로 해발고도에 따라 기온이 다른 해양성 열대기후가 나타나고 대체로 강수량이 풍부하다.


인구 대다수는 필리피노로 불리는 혼혈인 말레이 인종이다.


인구 5분의4 정도가 로마 가톨릭 신자들이고 남부지역에 이슬람교도들도 상당수 있다.


미화 1달러 당 50페소 정도다.


인천에서 마닐라까지 비행시간은 4시간.


에스투어 (02-777-7025)와 필리핀항공 (02-774-3581)은 필리핀 마닐라를 거처 들어가는 펄팜리조트 관광 상품을 내놨다.


마닐라(1박)~펄팜리조트(2박)~마닐라(1박)일정으로 구성된다.


주중 출발 가족여행은 사말하우스 기준으로 99만원부터,주말 출발 허니문코스는 1백15만원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