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가 본격적으로 실력을 발휘할 때죠."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가네다 신 홍보담당 상무는 어깨를 으쓱했다. 내달 25일 개막되는 '아이치 엑스포(EXPO)'를 앞두고 인구 3백30만명의 일본 4위 도시인 나고야는 벌써부터 한껏 흥분된 분위기.5년마다 한 번 열리는 공식 엑스포인만큼 일본이 관람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지를 방문해보면 이 행사가 혹시 도요타의 행사가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우선 엑스포를 앞두고 지난 17일 문을 연 나고야의 관문 주부공항부터가 도요타의 작품이다. 설계와 시공은 물론 투자자금 조달도 도요타가 맡았고 회사도 도요타 출신 경영자들로 포진돼 있다. 엑스포 조직위원장은 도요타의 도요다 쇼이치로 명예회장이다. 도요다 위원장은 매일 같이 현장에 나와 얼마 남지 않은 행사 하나하나를 직접 챙기고 있다. 도요타 직원들의 명함도 숲과 나무를 형성화한 엑스포의 공식 마스코트가 찍힌 것으로 바뀐지 오래다. 한마디로 도요타 전체가 엑스포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공식후원사이기도 한 도요타는 박람회장안에 도요타그룹관을 대대적으로 조성해 '아이치 지구'라는 엑스포 슬로건을 기술적으로 표현하겠다는 태세.도요타그룹관은 1백% 재활용 자재만 사용한다. 내부전력도 풍력으로만 조달한다. 전시장 내부를 순환하는 하이브리드 연료전지버스와 IMTS라는 자기부상열차 역시 도요타가 제공한다. 도요타 회관에도 수백억원을 투자,손님맞이 준비를 끝냈다. 지난해 1백80조원의 매출과 12조원의 순익을 낸 일본 최대기업의 위용을 마음껏 드러내며 돈을 뿌리고 있는 셈.장장 6개월간 이어지며 전 세계에서 수 백만명이 찾아오는 대잔치를 기업 홍보의 새로운 기회로 삼겠다는 도요타가 새삼 부럽게 느껴졌다. 올해 공식 엑스포를 개최하는 일본과 2008년 올림픽과 2010년 엑스포를 유치한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했는지.정부의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경쟁국 기업의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 나고야=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