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창업 붐이 일고 있다.


점포 내부를 조금 고쳐 기존의 업종을 바꾸거나 경쟁력있는 브랜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리모델링 창업은 8백만명에 달하는 자영업자중 4분의 1이 한달수입을 1백만원도 벌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음식점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현재 진퇴양난의 수렁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계속 장사하면 매달 적자를 면치 못하고 그만두면 권리금을 날려야 하는 딜레마에 봉착했다는 설명이다.


리모델링 창업은 절박한 자영업자들의 탈출구인 셈이다.


'돈 드림'이라는 돼지갈비집 본사를 차린 박창규 사장(53)은 리모델링 창업에 승부를 걸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계약한 40여명의 가맹점주 모두 음식점을 하던 자영업자들이었다.


이들 점주가 종전에 취급한 아이템을 보면 소고기집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그 밖에 닭갈비집,굴국밥집,김밥집 등으로 다양하다.


박 사장은 앞으로도 등심이나 갈비 등 소고기 메뉴를 팔던 고기집들이 업종 전환 대열에 꾸준히 가세할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국내에서 수입하는 소고기의 85%가 미국산이죠.2003년 말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수입이 중단되면서 재고로 남아 있던 미국산 소고기가 kg당 7천5백원에서 3만원으로 뛰었어요. 게다가 비싼 한우고기로는 단가를 도저히 맞출 수 없습니다.


업종 전환이 불가피한 것이죠."


박 사장은 원래 육류 유통업으로 잔뼈가 굵었다.


지난 82년 이 사업에 뛰어들어 20여년간 서울 수도권 일대 유명 갈비집에 미국산 수입육을 공급해왔다.


육류 도매업자에서 프랜차이즈 사업가로 변신한 계기는 광우병.광우병으로 일시에 사업 규모가 쪼그라든 것.


돌파구를 찾기 위해 경기도 일대를 돌아다니던 박 사장의 눈에 띈 것은 경기도 이천의 도자기 공장.거기서 불가마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도자기를 굽는 불가마를 고기 굽는 화로용으로 만들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몇 달을 씨름한 끝에 불가마 시제품이 만들어졌다.


곧바로 특허출원한 뒤 실험에 들어갔다.


작년 5월의 일이었다.


친구가 하는 35평짜리 고기집에 불가마를 설치하고 손님들 반응을 보기로 했다.


6월부터 매출이 뜨기 시작,8월에는 하루 80만원까지 상승했다.


종전 하루 20만원 안팎 매출이 적힌 장부를 보며 줄담배만 피워대던 친구 얼굴에 웃음이 돌기 시작했다.


"일단 실험은 성공적이었죠.그 다음에는 모델 점포를 물색했습니다.


서울 남영동 숙대입구 쪽에 닭갈비집 점포를 하나 잡았는데 한마디로 죽은 가게였어요.


또 한 번 실험해보자는 오기가 발동했습니다."


50평짜리 직영점은 9월20일 문을 열었다.


사무실 손님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상권이었다.


무료 시식권 1천장을 찍어 인근 사무실에 돌렸다.


그러나 찾아오는 손님은 하루 60여명에 불과했다.


한 교수에게 자문을 구했더니 50% 할인권을 돌려보라고 권했다.


직장인들은 자존심이 강한 편이어서 '공짜'를 싫어한다는 얘기였다.


조언은 적중했고 손님은 하루 1백50여명으로 늘었다.


매출도 하루 2백만원으로 뛰었다.


자신을 얻은 박 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가맹사업에 나섰다.


매일 신문만 뒤적이는 음식점주들을 자신의 브랜드로 살려볼 계획이다.


'돈 드림' 본사 (02)895-8855∼7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