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교평준화에 따른 학력 하향평준화,뒤처진 대학 경쟁력,교육계의 기득권 집착 등 우리 교육 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부회장은 16일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교육인적자원부 직원을 대상으로 가진 '내가 바라본 대학교육,내가 바라는 대학혁신'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교육계에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그는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의 문제로 △평준화제도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내용 △영재교육 부족 등을 꼽았다. 윤 부회장은 "급격히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는 5∼10년 후의 변화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엄청난 변화에 대처하려면 유능한 인재 양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의 영재가 국가를 먹여살린다는 말이 있는 만큼 부산과학고(영재고)와 같은 학교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부터 도입되는 내신 위주의 대입제도와 관련해서도 "학교간 학력격차가 있는데 이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인 만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 부회장은 대학에 대해 △낮은 교육의 질 △대학교육과 산업현장 요구간 괴리 △학교간 경쟁 부족과 퇴출 시스템 부재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윤 부회장은 "경제는 세계 10위권이지만 대학은 세계 1백위권에 든 대학이 한 곳도 없다"며 "경쟁력 있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통폐합을 통해 수를 확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교수에 대해서도 "철밥통에 안주하지 말고 분발해야 한다"며 "대학은 교수 평가를 체계화하고 재교육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부회장은 "대학이 너무 많고 진학률이 높다보니 인력 미스매치로 인해 청년실업과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고질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에서도 고졸사원이 많이 필요한데 모두 대학에 진학해버려 찾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규제를 과감히 없애달라는 요구도 했다. 그는 "혁신하려면 위기감이 있어야 하는데 교육부 공무원과 학교,교사 등 교육계는 기득권에 안주해 위기감이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