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는 품질이 한층 높아진 신차 투입을 통해 미국 시장 공략의 고삐를 한층 조일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5월 신형 쏘나타,7월 베르나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MC)을 각각 투입,올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2.8%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곧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쏘나타로 현지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 소형차부문(엔트리콤팩트카)에 이어 중형차 시장에서도 일본 경쟁차를 제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특히 미국내 인구 비중이 14%에 달하고 구매력이 큰 히스패닉계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두터운 판매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한데다 신차의 품질이 크게 향상됨에 따라 올해 미국 시장에서 작년보다 15.8% 증가한 48만5천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1월 미국에서 2만6천9대의 자동차를 판매,작년 같은 기간보다 9.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제97회 시카고 모터쇼'에서 카니발(수출명 세도나) 후속 모델인 'VQ'의 신차발표회를 갖고 북미 시장 판매 증대에 나섰다. 세도나의 후속모델은 2백40마력의 3.8ℓ엔진을 얹어 현재 판매되고 있는 1백95마력,3.5ℓ엔진에 비해 힘이 향상된 게 특징이다. 기아차는 특히 도요타와 혼다의 미니밴에 대한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현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미국에서 2월 중순부터 판매되는 소형 스포츠레저차량(SUV)을 출시하고 하반기에 리오 후속 모델인 프라이드를 선보여 소형차에서 미니밴까지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회사측은 미국시장에서 지난해보다 7.4% 늘어난 29만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통해 미국 시장을 계획대로 공략하면 양사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77만5천대를 판매,시장 점유율을 4.5%로 끌어올리게 된다. 작년 양사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4.1%였다. 하지만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도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미국에서 한·일 자동차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본 3사는 올해 미국에서 지난해보다 5만대 증가한 4백50만대를 판매 목표로 잡고 있다. 도요타는 시카고모터쇼에서 오는 2008년부터 소형차를 연간 10만∼20만대씩 미국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