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상으로 사업을 일으키신 할아버지(고 박승직 두산 창업주)의 자취를 한걸음 한걸음 더듬어 국토종단에 나서게 됐지요."


박용만 ㈜두산 부회장(50)은 토요일이면 서울에 없다.


토요일마다 20∼30km씩 걸어 국토를 종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은 제 조카가 묻더군요.


할아버지가 일제시대 보부상으로 두산그룹을 일으키셨다는데 정말이냐고요.


불현듯 할아버지처럼 국토를 걸어 종단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박 부회장은 그렇게 국토종단에 나섰다.


지난해 11월6일부터다.


서울 종로4가에서 출발해 전남 땅끝마을 해남까지 걷고 또 걸어서 가기로 했다.


현재 충남 아산까지 도달했다.


올 추석 때까지 해남에 도착하기로 목표를 정했다.


그룹의 혈기왕성한 젊은 직원들과 함께 이런저런 담소도 나누면서 할아버지의 자취를 더듬고 있다.


"전에는 서울에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다큐 사진 찍길 좋아했는데 국토종단을 마음 먹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암울한 일제시대에 그룹의 기초를 닦으신 할아버지의 창업 정신이 새롭습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