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7일 새벽밥을 먹고 신문로 사옥이 아닌 용인으로 내달렸다. 자신의 자녀와 비슷한 또래의 신입사원 1백41명을 만나기 위해서다. 오전 8시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의 금호아시아나그룹 인재개발원 '금호홀'.신입사원들의 얼굴은 평소 TV나 신문에서만 봤던 '회장님'을 대면한다는 기대감으로 긴장돼 보였다. 자리에 앉은 박 회장의 짤막한 인사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신입사원의 질문이 이어졌다. 신세대 신입사원들은 궁금한 것도 참 많았다. "넥타이가 잘 어울리시네요"라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혼자만의 시간엔 무엇을 하세요.시간이 되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없으세요?"(신입사원 신정화씨) 박 회장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문을 열었다. "난 항상 기업하는 생각만 하는 것 같아.샤워하다가도 생각하고,집사람과 얘기하다가도 생각하지.요즘엔 주머니에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늘 메모를 해.자꾸 잊어 버리거든." 한국프로골프협회장이기도 한 박 회장은 신입사원들의 질문에 골프를 예로 들며 답했다. 건강관리법에 대한 대답을 하다가는 자연스럽게 지난해 동반 라운딩을 한 타이거 우즈 얘기로 화제가 옮겨갔다. "너희들이 우즈 얘기 물어볼 것 같으니까 미리 말할게.우즈가 75년생 29살이야.골프채로 공 튕기는 거 봤지.그걸 3살 때부터 했다는 거야.부모가 시켰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그게 가능한 거야.건강이든 뭐든 노력을 해야 돼." 신입사원 김형욱씨는 슬럼프 탈출법을 물었다. "살아가면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 회장님만의 탈출법이 있나요?" 이번에도 대답은 골프에서 나왔다. "젊을 때부터 골프를 쳤는데 이븐파가 최고 기록이야.초반 9홀은 언더도 친 적이 많은데 끝까지는 잘 안돼.인생을 살면서 슬럼프는 꼭 오게 돼 있어.그때 힘이 빠지면 안돼." 박 회장은 새까만 후배들에게 능력을 키우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능력 있는 사람에게 운이 오는 법이야.트럼프 기술이 없더라도 어쩌다 한번은 운이 올 수 있겠지.하지만 기술 있는 사람에겐 결국 잃어.운이라는 것은 준비된 사람에게 오는 거니까." 박 회장은 사람마다 기업하는 목적은 다르지만 목적을 이루는 방법은 오직 이윤 창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학 때는 기업의 목적이 꼭 이윤추구라는 데 동의하지 않았어.하지만 어떤 목적이든 꿈이든 달성하는 유일한 수단은 이윤이야.이윤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야.여러분이 그 꿈을 이뤄야지."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