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과학자들이 주도하는 우주연구용 무인풍선이 남극상공 40㎞에서 41일 21시간31분 동안 머물며 초고에너지 우주입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27일 오전 11시(한국시간)에 무사히 착륙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 2002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쏘아올린 무인관측기구 `타이거'의체공기록 31일21시간30분을 무려 10일이나 늘린 것이다. `크림(CREAM)'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우주선 가운데 초고에너지를 검출해성분을 분석함으로써 우주의 구조를 연구하는 작업. 미국 메릴랜드대의 한국인 과학자 서은숙 교수가 총책임을 맡고 국내에서는 이화여대 박일흥 교수를 책임자로, 이화여대 양종만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국천문연구원, 경북대가 우주입자 성분 검출기를 공동으로 개발, 크림 풍선에 탑재했다. 특히 이번 크림풍선 실험에서 이화여대 대학원 박나희(천체물리학 박사과정)씨가 남극에서, 한지혜(천체물리학 석사과정)씨가 메릴랜드대에서 각각 크림풍선의 우주입자 검출기를 원격제어하는 데 참여했다. 크림풍선은 지난해 12월 15일 남극 맥머도 기지를 출발, 남극상공을 세바퀴를회전한 뒤 41일만인 27일 무사히 착륙했고 부착된 낙하산도 잘 분리됐다. 양 교수는 "우주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인공위성이나 우주정거장을 이용하는데이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면서 "이번 크림 풍선이 41일간 체공에 성공함에 따라 적은 비용으로도 우주연구를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종전에는 풍선의 우주체공 시간이 길어야 5∼10일에 그쳐 우주입자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한계를 보였으나 이번 크림풍선의 41일 체공 성공으로 향후 우주연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양 교수는 "NASA측이 우주풍선의 장기체공을 위해 `ULDB'(Ultra-Long DurationBalloon:초장기 체류 기구)를 띄울 계획이었으나 이번 크림풍선의 장기체공으로 ULDB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번 41일간의 체공기록은 NASA에서도 놀라운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크림풍선이 갖고온 고에너지 우주입자 자료를 앞으로 1여년동안 분석, 초신성의 폭발로 인한 우주입자의 생성원리를 밝혀낼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NASA측이 비용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고 과학기술부도 일부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