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금리를 올린 지 3일 만인 지난달 31일.주재원 P씨는 상하이 시내에서 자동차로 40분가량 떨어진 쑹장(松江)으로 차를 몰았다.

전날 분양하기 시작한 아파트를 한 채 살 요량이었다.

분양사무실은 한산했다.

P씨는 '금리 인상으로 아파트시장이 썰렁하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4백여가구의 아파트가 분양 첫날 오전에 모두 팔렸단다.

'이제 와 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핀잔만 듣고 사무실을 나서야 했다.

중국 금리 인상의 최우선 타깃은 부동산시장이다.

은행에서 부동산시장으로 흐르는 돈의 유량을 줄여보겠다는 취지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우리도 금리를 올릴 수 있으니 부동산투기는 생각하지도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은 꿈쩍도 않는다.

쑹장 아파트 분양 현장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은 0.27%포인트 금리 인상에 코웃음을 치고 있다.

중국은 1년 전부터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내놓고 있다.

대출조건 강화,미등기전매 금지 등의 조치가 마련됐다.

항저우(杭州)는 양도소득세(20%)를 도입하기도 했으나 이마저 효과가 없었다.

이중 계약서로 실거래가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 3분기 항저우의 집값은 전년 대비 15% 올랐다.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에는 대책이 있다(上有政策,下有對策)'는 말 그대로다.

왜곡된 주택 관념이 부동산투기의 근원이다.

투기꾼들에게 주택은 주거공간이 아닌,주식과 다를 바 없는 투자대상이다.

기자는 아파트 11채를 갖고 있는 사람도 봤다.

아파트를 사두면 돈이 된다는 '아파트 불패신화'가 고착되고 있다.

게다가 위안화 평가절상을 노린 외국 투자자금도 상하이로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부동산시장 대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이 분야에 이미 과도한 은행자금이 흘러들어,시장 위축은 은행 부실을 악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잘 나가던 중국경제가 부동산투기 문제로 발목을 잡힌 것이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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