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산.학 협력"을 우수한 R&D(연구.개발) 인재를 확보하는 주요 창구이자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는 대표적인 산학협력 우수기업이다. 지난 2000년 경북대에 설립한 "디스플레이 기술연구소(DTRC)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서울대 고려대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7개 주요 대학과 산학협력을 맺었다. 특히 올 들어서 KAIST 아주대 고려대 등과 잇달아 협약을 체결하는 등 산학협력활동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LG전자가 산·학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대학의 튼튼한 기초과학 기술을 가미하면 신제품 및 신소재 개발 성과가 한층 좋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우수 R&D 인력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산·학협력 주요 분야는 디지털TV 등 디스플레이 부문과 IT(정보기술) 부문. LG전자가 대학에 연구소를 설립,각종 연구개발비를 지원해준 뒤 이곳에서 거둔 연구개발 성과를 제품에 적용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주문형 석사제'를 도입하는 등 단순 지원이 아닌 '핵심 인재 확보'와 '연구성과 제고'라는 산·학협력 본연의 목적에 더욱 치중하고 있다. 주문형 석사제는 학교가 추천한 대학원 진학 지망자 중 LG전자가 서류심사 및 면접을 거쳐 학생들을 선발해 학비 전액과 생활비를 지원하며,이들은 석사학위를 딴 뒤 LG전자에 입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지난달 고려대와 산·학협력을 맺을 때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 이들 주문형 석사들은 고려대 안암 캠퍼스에 50평 규모로 마련된 연구소에서 LG전자에서 파견한 연구원 및 고려대 산·학장학생 대학원생 등과 상근하며 텔레매틱스,멀티미디어 영상압축 등 모두 6개 분야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로 인해 고려대의 학문위주의 연구개발은 LG전자의 첨단 기술을 만나 한층 실용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되고,LG전자의 첨단 멀티미디어 및 텔레매틱스 관련 연구개발은 고려대의 튼튼한 기초과학을 밑바탕으로 한층 더 힘을 받아 두 곳 모두 '윈-윈'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LG전자는 또 고려대와 내년부터 실무 중심의 전공통합 강의인 'LG특론' 강좌를 개설하고 LG전자에서 6개월 근무하면 학점을 인정해주는 장기 인턴 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작년 4월 협약을 체결한 경북 포항소재 한동대의 케이스는 지난 8월 말 교육문화회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전국 대학교 총장 등 4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학혁신포럼' 행사에서 산·학협력 우수기업 사례로 소개될 정도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LG전자는 한동대와 산·학협력운영위원회 구성,디지털TV와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공동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와는 2002년 7월 서울대 연구공원에 국내 최대 규모의 산·학연계 연구단지인 'LG 디지털TV 연구소'를 설립한 상태다. 이곳은 현재 디지털TV와 관련된 차세대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LG전자의 중요한 연구개발센터로 자리잡고 있다. 경북대(2000년)와 포항공대(2002년)에 설립한 DTRC 역시 디스플레이 개발과 관련해 LG전자의 핵심 싱크탱크로 변모하고 있다. 아주대와는 지난 9월 IT 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LG전자 내에 기술대학원을 개교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핵심 인재를 확보해 원천기술을 다량 확보하는 게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며 "산·학협력을 한층 강화해 회사와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