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3일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의 재선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백악관측이 발표함에 따라 미국의 경제.통상정책에 큰 변화가 없어 대미수출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부시 2기 행정부가 대북강경책으로만 치달을 경우 한반도 정세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주요 경제단체와 기업들은 특히 부시 대통령이 상원과 하원 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북한에 대해 강경책을 쓸 가능성이 더 높아진 만큼 정부가 대미외교력을 제고하는데 더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공통된 주문을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가 자유시장경제와 기업하기 좋은 환경구축 쪽으로 지속되고 자유무역이 더욱 확산되면서 국가간 경쟁이격화돼 각국도 앞다퉈 기업친화적 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경제도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통상압력과 관련, "부시 대통령이 자유무역을 중시하기 때문에미국시장 보호보다는 한국시장 개방압력에 비중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자유무역과 관련된 체제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대북강경책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미공조를 더욱 튼튼히 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공식논평을 통해 "부시 대통령의 재선은 그동안 미국이 추진해온 주요 정책들이 앞으로도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 경제의 안정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지적하고 "특히 부시당선자는 시장친화적이며 자유무역적 정책성향을 지니고 있어 대미 수출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그러나 "미국의 강경 외교노선이 유지될 수 있고, 미국경제 향방에따라 통상압력이 강화될 우려도 높아, 우리 정부가 경제, 외교 등 총체적 측면에서대미관계를 강화하는데 더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를 원만히 해결함으로써개성공단으로 대표되는 남북경협사업이 원활히 추진돼 중소기업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한미 양국간에 다져온 전통적 우호 협력관계가 더욱 공고히 되기를 바란다"며 "특히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양국간 동맹강화뿐만 아니라 경제협력을 통해 양국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보다 성숙된 동반자 관계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요 기업들은 부시 당선에 따른 경제활성화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부시 집권2기의 대북, 대중동 강경책으로 빚어질 수 있는 한반도 정세불안이나 고유가 지속 등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침체돼 있는 세계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아울러 세계 각국의평화와 안정에도 크게 기여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LG그룹은 "부시의 당선으로 미국의 IT산업이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됨에따라 디지털 TV, 이동단말기, 2차전지 등 정보전자 제품의 대미 수출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은 또 환율의 경우 최대한 보수적인 전망치를 토대로 수출전략을 점검하고 고유가가 이어질 것에 대비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생산설비 및 공정을 개선하고 연구개발 활동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이전의 대외정책이 유지되는 만큼 계열사들의 대미 수출입에도 커다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다만 고유가가 계속될 경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부시대통령의 재선으로 당분간 경제정책에는 큰 변화는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로컬컴퍼니에서 벗어나 글로벌 전략을펴고있는 만큼 수출에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미국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안정된 경제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시장의 경기호조로 타이어코드나 스펀덱스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자동차업계는 부시대통령의 대중동강경책에 따른 고유가가 자동차 판매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으나 미국시장에 대한 자동차수출 호조는 별다른 변화없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굳이 한 쪽을 꼽는다면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케리후보 당선보다 더 유리한 것 아니겠냐"면서 "미국시장에 대한 자동차 수출 환경에는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계도 부시의 재선 성공으로 미국내 철강경기 호조세가당분간 지속돼 대미수출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철강경기가 호황국면을 이어가고 있으며 부시의 재선으로 현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미 수출물량은 적지만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는 조선업계는 향후 환율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미국 정부의 달러화 환율 정책을 예의 주시할 방침이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건설업계는 부시당선으로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중동에서의 건설공사 발주가 늘어 국내 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로 인해 중동지역 경기가 호황을 맞으면 이 지역의공사 발주가 활발해진다"며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 중동이기 때문에 부시 당선이 건설업계에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해외건설 수주액 중 중동에서의 수주액이 27억7천993만달러로 전체의 55.7%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