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쉬웠고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보험사로부터 아무런 조사도 안 받았습니다", "엄청난 보험금을 내는데 못 타먹으면 바보죠". 대전 둔산경찰서가 8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입건한 피의자들이 보험사기의 손쉬움을 두고 한 말이다. 차량견적서와 허위진단서만 제출하면 쉽게 목돈을 만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보험사기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이후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운전사와 무직자, 심지어 이번 사건처럼 보험설계사들까지도 보험사기에 가담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가 적발한 보험사기 범죄건수를 보면 2002년 5천757건(411억), 지난해 9천300건(600억), 올해 상반기 7천99건(483억)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으며 올해는 관련 액수가 1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감원 보험조사실 김성삼 팀장은 "보험사기의 경우 워낙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발된 건수는 실제 사건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라며 "보험사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제 피해액은 연간 1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손해보험사들은 전직 경찰관과 검찰수사관 등으로 이뤄진 특별조사팀(Special Investigative Units)을 꾸려 운영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국내전 보험사의 자료를 집적해 거래내역 6천만건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보험사기인지 시스템'을 가동시켰다. 하지만 보험범죄는 갈수록 지능화하고 늘어나는 데 비해 SIU팀은 회사별로 많아야 20명이고 보험금 지급시 인력문제 등으로 현장에서 실사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않기 때문에 `마음먹고' 일을 내는 범죄자들을 막아낼 재간이 없다. 또 SIU팀은 사법권이 없기 때문에 경찰이 나서야 하는데 보험범죄는 오랜 기간수사가 필요하고 본인의 자백 외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힘들다는 특성 때문에 경찰도 선뜻 사건을 맡아주려 하지 않는 실정이다. 보험 관계자들은 "선진국형 보험사일수록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신속하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조사는 필요한 경우 지급 후에 이뤄진다"며 "보험범죄를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은 단속이 아니라 신용을 바탕으로 한 사회분위기의 성숙"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 둔산경찰서는 상습사기 등 혐의로 보험설계사 윤모(44.여)씨를 구속하고 남편 백모(4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박모(50.여.보험설계사)씨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대전=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