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부동산 거래세(취득.등록세) 세율을 내리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세금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징벌세"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는 부동산 관련 세금이 증가하는 폭을 약간이라도 줄여 조세저항을 최소화시켜 보자는 것.그러나 세율 적용 대상인 과세표준(과표) 금액이 대폭 오르게 돼있어 세율이 낮춰지더라도 납세자들의 실제 세금부담은 세율 인하폭에 관계없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율 인하해도 세금은 늘어날 듯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현행 과표보다 2.5∼3배 높은 실제 거래가격으로 작성한 계약서로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세금도 2.5∼3배로 높아진다.

정부와 여당이 법 개정으로 인한 세금 증가폭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5.8%인 부동산 거래세(취득·등록·교육·농특세)율을 2%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율을 2%선으로 낮추더라도 취득·등록세 부과 기준인 공시지가와 건물과표가 올해와 내년에 크게 오르기 때문에 실제 세금 부담은 늘어나게 된다.

◆각 부처들 세금 중과 경쟁

정부는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최근 2∼3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투기 억제를 목표로 모든 조세 수단을 동원했다.

관련 부처들이 가능한 수단들을 총동원하다 보니 세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재정경제부는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대상으로 2005년부터 종합부동산세(국세)를 신설해 적용하고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양도차익의 60%를 세금으로 부과(탄력세율 및 주민세를 합칠 경우 최고 82.5%)하고 △집이나 땅값이 다른 곳보다 더 오른 지역은 양도세를 실거래가격 기준으로 부과하는 투기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온갖 대책들을 쏟아냈다.

건설교통부는 △취득·등록세를 부과하는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를 올리고 △과표 현실화율을 2005년에 50%로 못박는 법정화 정책을 추진하고 △주택거래신고제 도입과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을 통해 실거래가 기준으로 취득세와 등록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행정자치부는 공동주택(아파트 등)에 대한 건물 과세표준액 산정 방법을 '면적에 따른 가감산율 적용'에서 '국세청 기준시가에 의한 가감산율 적용'으로 제도를 바꾸기로 했고,신축주택 기준으로 올해 1㎡당 18만원인 건물과표를 내년에는 46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부동산세

조세연구원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을 반드시 안정시켜야 한다는 청와대의 뜻에 따라 각 부처들이 각개약진하다 보니 부동산 세금이 엉망이 됐다"며 "한꺼번에 많은 대책들이 쏟아져 부동산 거래마저 끊기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집을 두 채 갖고 있는 사람이 집값이 오르고 있는 투기지역에서 1억원에 집을 사 2억원에 팔 경우 양도차익 1억원이 생기지만 이 돈으로는 세금조차 내기 어렵게 된다.

실거래가로 과세하기 때문에 취득·등록 단계에서 약 6백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고 집을 팔 때는 차익의 60%(주민세 포함시 66%)를 양도세로 내야 한다.

탄력세율까지 적용되면 양도세는 82.5%로 높아져 차익 1억원 중 8천2백5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여기에다 보유 단계에서 내야 하는 재산세와 종합토지세(세율 및 과세대상은 미확정)까지 합칠 경우 투자이익은커녕 이자조차 건지기 어려운 형편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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