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의사들이 이른바 '돈벌이가 잘 되는' 일부 진료과목만 선호해 비인기과의 의사충원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진료과목 편중현상으로 인해 일선 병원에서 오진이나 치료지연 등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나 의료계의 자성과 함께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22일 "전국 전공의 수련병원 36곳을 대상으로 레지던트 1년차의 진료과 지원현황을 조사한 결과 일부 과목에서 정원 미달과 수련 중도포기 사례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흉부외과(0.7대 1), 진단검사의학과(0.8대 1), 방사선종양의학과(0.8대 1) 등은 정원 미달인데 비해 피부과(1.9대 1), 내과(1.6대 1), 안과(1.5대 1), 성형외과(1.4대 1) 등은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또 지난해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은 레지던트의 수련 중도 포기자가 속출했으나 안과와 피부과는 단한명도 없었다. 이에 따라 조사 대상의 절반이 넘는 23개 병원에는 일부 진료과목의 레지던트가아예 없어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흉부외과는 수련 지정병원 17곳 가운데 13곳이 담당 레지던트를 한명도 확보하지 못했으며, 진단검사의학과, 응급의학과, 진단검사학과 레지던트가 없는 수련병원도 절반을 넘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30개 병원은 '개업기회나 소득 등 장래가 밝지 않기 때문'이라고 응답했으며, 24개 병원은 '업무가 어렵고 부담이 과중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미충원 진료과에 대한 대책(복수응답)으로는 '인턴 활용'이 22개 병원으로 가장많았고 ▲전문간호사 등 보조인력 활용(18개) ▲전문의 충원(13개) ▲일반의사 채용(8개) ▲다른 병원으로 환자 이송(1개) 등의 순이었다. 소보원 관계자는 "특정 진료과의 의료진 부족에 따라 환자관리 소홀, 오진, 의료사고 등으로 인한 의료분쟁이 빈발하고 있다"며 "비인기 진료과의 의료수가 조정,비인기과 전문의 취업기회 확대 등을 관련 당국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