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용지표 호전이 금리인상을 앞당길 것이라는 소식에 원화와 엔화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엔ㆍ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겼던 1백10엔을 훌쩍 넘겨 1백13엔선을 돌파함에 따라 원ㆍ달러 환율도 10일 1천1백80원대로 치솟았다. 국내 증시에서 멈출 줄 모르는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공세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날 환율 급등은 무엇보다 미국의 경제지표 호전에 따른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주말 발표된 미국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지난 3월 중 33만7천개 증가한데 이어 4월에도 28만8천개 늘었다. 당초 예상치인 17만개를 훨씬 웃도는 수치이며 실업률도 하락(3월 5.7%→4월 5.6%)해 미국의 고용회복이 일회성이 아님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당초 8월로 예상됐던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다음달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이는 결국 달러 강세를 유발, 이날 엔ㆍ달러 환율이 1백12.84엔까지 치솟았고 원·달러 환율도 12원 뛴 1천1백83원10전에 마감돼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달 8일 1천1백40원10전까지 내려가며 40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지만 한 달 만에 연초 수준인 1천1백80원대를 회복했다. 특히 국내 증시 불안이 계속되면 환율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순만 해도 1천1백원선 붕괴 가능성을 점쳤던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제 '1천2백원대 진입'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