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이 한미은행 공개 매수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통합과 한미은행 상장 폐지 등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한미은행의 2대 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지난 23일 한미은행 지분(9.8%) 전량을 씨티그룹에 넘기겠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이 같은 통합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한미은행의 경영권 인수 작업이 다음달 중 마무리되면 곧바로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청산 작업에 들어가 빠르면 9월 중에 자산과영업권을 포괄적 영업 양수도 방식으로 한미은행에 넘겨 통합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씨티그룹은 이를 위해 우선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처럼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에서 동일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전산 체제를 정비하는 한편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두 은행의 전산 통합 작업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씨티그룹은 또 서울지점을 한미은행에 통합시킨 이후에도 한미은행 브랜드를 자회사인 멕시코의 바나멕스은행처럼 그대로 유지시켜 운영하는 방안을 유력한 토착화전략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씨티그룹 경영진이 한미은행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외국계 거대 자본 진출에 따른 거부감을 줄이고 소비자금융 뿐 아니라 기업금융 등에서도 영업력을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계에서는 씨티그룹이 씨티은행 서울지점을 한미은행에 통합한 후에도 하영구 한미은행장을 교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오는 30일까지 실시하는 공개 매수와 칼라일 지분(36.6%) 인수 등을통해 한미은행 지분을 80% 이상 확보하는 데 거치지 않고 지분을 전량 사들인 뒤 상장 폐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한미은행은 다음달 10일 임시주총을 열고 사외이사 8명 중 기존 최대주주인 칼라일측 인사 5명을 스티븐 롱 씨티그룹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와 로버트 모스 씨티은행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금융 담당 CEO 등 씨티그룹과 씨티은행의 임원들로 전면 교체하고 롱 CEO 등 3명은 감사위원으로도 선임할 예정이다. 한편 씨티은행 서울지점 노동조합은 "한미은행 인수에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서울지점 청산을 통해 조달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서울지점 매각을 통한 (한미은행과의) 일방적인 합병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한미은행 인수대금 3조원 가운데 2조원 가량이 씨티은행 서울지점 청산대금으로 충당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