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18일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와 관련, "정부 보유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섀도 보팅' 방식을 도입, 민영화의 의미를 살리면서 공적자금 회수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분 매각의 일정에 얽매이기보다 주주가치를 높여 제값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영화 일정에 묶여 내년 3월 말까지 5조원이 넘는 정부보유 지분(86.8%)을 모두 쏟아내면 물량 부담 때문에 제값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한내 매각하지 못한 정부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하는 섀도 보팅 방식이 민영화의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섀도 보팅이란 경영권에 대한 참여를 제한하기 위해 다른 주주들의 찬반비율에따라 의결권을 중립적으로 행사하는 제도를 말한다. 황 회장은 이어 "정부는 우리금융 보유 지분 15∼20%를 오는 8월 이전에 매각하고 시장 상황을 봐가며 9∼10월에 추가 매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 같은 매각 노력에도 불구하고 팔리지 않은 정부 보유지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면민영화의 의미도 살리면서 공적자금 회수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LG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대한투자증권에 대한 인수전 참여와 관련"선입관이나 편견을 갖지 않고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보험사인수는 LG증권과 한투증권.대투증권 인수 문제가 해결되고 난 뒤에 검토할 계획이며삼성생명보험과의 합작, 보험사 인수, 외국사와의 제휴 등이 모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우리은행 카드사업본부(옛 우리신용카드) 직원 2명의 400억원 횡령사고와 관련 "사고의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해 관련자들을 금융감독원에서 제시하는 수준 이상으로 엄중 문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6일 정례 언론브리핑을 통해 "우리금융 등의 금융기관 민영화는 일정대로 진행할 것이며 가치를 높이기 위한조건 등을 붙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섀도 보팅 등의 도입을 통한 민영화 추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