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둥펑위에다기아차, 베이징 현대차에 이어 중국에 3번째 합작법인을 설립할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결국 몇 시간만에 '해프닝'으로 끝났다. 중국의 유력 경제주간지인 `21세기 경제도보(經濟導報)'는 9일 익명의 중국 헝퉁 화타이(恒通華泰)자동차 관계자를 인용, "현대차가 헝퉁 화타이와 자동차 합작법인을 세울 것"이라며 "합작법인 발표는 오는 10일께 이뤄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헝퉁 화타이가 합작법인 지분의 50% 이상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중국 산둥성 소재 헝퉁 화타이와 기술제휴를 맺은 상태로, 작년 6월부터 화타이에서 `테라칸'을 `화타이 테라칸'이라는 모델명으로 조립생산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이 보도돼 사실 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치자 현대차는 자체적으로 사실 확인 작업에 들어가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현대차가 중국내 현지법인인 베이징현차 설립당시 파트너사인 베이징기차와 맺은 계약내용을 어긴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베이징기차는 지난 2002년 4월 50대50 합작회사인 베이징현대차 설립에 대한 전략합작 협의서에 서명하면서 `이후 다른 회사와는 합작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독점 계약을 체결했었다. 이후 베이징기차가 지난해 9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와 C클래스를 생산하는 별도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 현대차는 엄연한 계약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발했고 이 때문에 수년간 끈끈한 동맹관계를 유지해 온 현대차와 다임러 사이에 이상기류가 감지돼 왔다. 외신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대차 역시 계약 위반카드를 꺼내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작전으로 맞불을 놓은 셈이 되기 때문에 현대차-베이징기차간 제휴관계에도 `빨간불'이 켜질 처지여서 현대차는 베이징기차의 심기를 건드리지나 않을까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서울러 해명자료를 내고 "현대차가 화타이자동차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것이라는 기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중국내 다른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어떠한 사항도 논의한 적이 없으며 내부적으로 검토한 사실 조차없다"고 보도 내용을 전면부인했다. 현대 관계자는 "화타이에서 '테라칸'을 조립생산하는 내용이 현지에서 와전된 것 같다"며 "특히 베이징기차와 독점계약을 맺은 상태여서 추가로 합작법인을 세우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한편 현대차는 현재 연산 6만대 규모로 가동되고 있는 베이징현대차 제1공장의 경우 시설 및 설비확충을 통해 2005년께 30만대 수준의 풀가동 체제로 전환하는데 이어 2007년께 1공장 인근에 제2공장 설립을 완료, 중국내 60만대 생산체제를 2007년에 조기 달성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