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에서 창업을 위한 용틀임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도 여기에 가세할 태세다. 일자리 만들기가 올해 한국경제의 최대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과거 국민의정부 시절 반짝 구호로 사라졌던 프랜차이즈 10만 가맹점 육성정책이 다시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 프랜차이즈는 미래 생존 대안 '프랜차이즈는 복제산업'이란 말이 있다. 하나의 모델을 만들어 놓고 일정한 시스템에 맞춰 같은 형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복제는 과학의 세계에서만 유용한 기술이 아니다. 산업분야에서도 복제는 유용하다. 그런 의미에서 프랜차이즈는 외교 국방 행정 등 일부 공공재를 제외하고 어디든지 활용할 수 있는 사업방식이다. 산업자원부가 2002년 말 펴낸 프랜차이즈총람 자료에 따르면 본부(본사)수는 약 1천6백개, 가맹점수는 약 12만개에 달했다. 본부당 가맹점수가 약 75개에 불과하다. 본부는 지나치게 많고 가맹점수는 지나치게 적은 편이다. 얼굴만 크고 몸집은 빈약한 영양실조 상태의 유아를 연상시키는 외모다. 이를 프랜차이즈 선진국인 일본과 비교하면 차이점이 뚜렷이 드러난다. 일본의 경우 본부수는 1천48개에 불과하지만 가맹점수는 26만여개에 달하고 있다. 단위본부당 2백49개의 가맹점을 거느린다는 계산이다. 본부당 외형이 일본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본부 임직원과 가맹점 대표, 종업원을 포함한 종사자수는 총 56만6천명. 이들이 창출하는 총 매출액은 41조원으로 GDP(국내총생산)의 7% 안팎을 차지한다. 그러나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고용인구 6백만명중 9.4%를 차지, 결코 작지 않다. 특히 지난 98년 IMF환란 이후 5년간 9백여개의 본부가 새로 생겨 25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과 GDP 창출 면에서 경제에 무시할 수 없는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제조업은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을 감안하면 제조업의 해외탈출은 막을 수 없는 대세다. 정치ㆍ행정 권력이 한 치 양보없이 으르렁거리며 기업을 희생양으로 폭압하는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 생존대안은 자연스레 프랜차이즈로 귀결된다. 프랜차이즈로 먹고 살아야 할 시대가 눈앞에 성큼 다가온 것이다. 지금부터 국내총생산 규모를 획기적인 수준으로 키워놓지 않는다면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는 영원히 물 건너 갈지도 모른다는 진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업계는 자기 혁신, 정부는 정책지원, 학계는 이론적 토대를 만들어 프랜차이즈 키우기에 당장 나서야 할 시점이다. ◆ 2004년 창업 트렌드 소규모 사업자들의 경영 환경은 2003년과 비슷할 전망이다. 불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도 예비 창업자들은 '안전'한 창업을 선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장 전체적으로는 덩치가 한층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참여자들이 대거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숨죽이며 관망해온 창업희망자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2004년 창업자들의 업종 선정 키워드는 △불황에 강한 업종 △기술력과 전문성을 결합한 업종 △수익모델이 탄탄한 사업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닌 사업 △경비절약형 사업 △소자본으로 가능한 사업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유망업종 선정에 영향을 미칠 소비자 트렌드로는 △웰빙 △마니아 △합리주의 △편의추구 △시테크 △감성지향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