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19일 낮 전경련 회장단과의 회동 일환으로 재계 총수들을 만난다. 재계에서는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을 비롯, LG 구본무(具本茂), 현대차 정몽구(鄭夢九), 효성 조석래(趙錫來), 대한항공 조양호(趙亮鎬), 금호아시아나 박삼구(朴三求), 포스코 이구택(李龜澤) 회장과 강신호(姜信鎬) 전경련 회장 등 21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반면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승연(金昇淵) 한화그룹 회장 등 3명은 개인 사정이나 외유로 불참한다. 정부측에서는 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와 이희범(李熙範) 산자. 권기홍(權奇洪)노동장관, 청와대의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 박봉흠(朴奉欽) 정책실장, 권오규(權五奎) 정책수석, 이병완(李炳浣) 홍보수석 등이 배석한다. 이번 면담은 참여정부 들어서는 지난해 5월 중순 노 대통령의 방미때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준데 대한 답례 형식으로 같은 달 청와대 인근 토속음식점에서 삼계탕으로 오찬을 함께한 이후 2번째이다. 그러나 최근의 국내외 경제 사정 등을 감안하면 상당히 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경련측은 그간 노 대통령과의 면담을 꾸준히 요청해왔으나 청와대는 비교적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드러내놓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당사자들인 재벌총수를 만난다는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것으로 분석된다. 노 대통령도 지난달 2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전경련의 재계총수 면담 요청과관련, "재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있으며 앞으로도 들을 예정"이라며 "그러나 재계총수와 면담은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그런 측면에서 노 대통령이 재계의 요청을 수용, 전경련 회장단과 회동을 갖게된 것은 갑신년 새해를 맞아 참여정부 국정지표를 경제.민생 살리기에 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도 "경제.민생활력 회복 행보의 일환으로 기업투자 확대 요청 등을 위해 재계 총수등이 포함된 전경련 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경련측은 "경제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논의하고 특히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생산적인 의견교환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이에따라 이날 회동에서는 노 대통령이 연두에 밝힌 일자리 확대와 고용 창출,청년실업 해소, 국내외 투자 활성화, 신노사관계 정립 방안 등이 집중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재계측에서는 일자리 창출이 구호나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제활성화와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규황 전경련 전무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활성화와 함께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회동에 쏠리는 관심은 친노(親勞) 성향의 참여정부가 출범한 이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청와대와 재계가 장기적 경기침체 탈출과 소득 2만불 시대 개막이라는 공동목표에 의기투합, 본격적인 해빙무드를 맞게 될 것이냐는점이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