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사후 대북 경협사업을 이끌고 있는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이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에 대해 각별한 추모의정을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윤규 사장은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 연찬회 초청연사로 참석, 지난 89년부터 현대그룹이 진행해 온 남북경협 사업을회고하면서 정 명예회장의 `혜안과 추진력'을 기렸다. 김 사장은 지난 89년 정 명예회장과 함께 북한을 첫 방문해 `금강산 관광개발의정서'를 체결할 당시를 회고하면서 "정 명예회장은 당시 정치나 군사력이 할 수 없는 남북간 교류를 경제가 맡아 통일의 기초를 놓자는 입장이었다"며 "잘못해 정치적 갈등이 촉발되면 북한을 방문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며 방북 기간 `웃지 마라', `사진찍지 마라', `질문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조심에 조심을 거듭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 정부 들어 성사된 98년 `소떼 방북'과 관련, 그는 "정 명예회장께서는북한측이 배편으로 소를 들여올 것을 요구했지만 `멀미가 나서 육로로 가야한다'고고집을 피워 결국 관철시켰다"며 "고인은 이미 판문점을 통해 소떼를 몰고 가는 것이 남북경협의 속도를 진척시키는 일임을 내다보신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정 명예회장이 98년 6월 `소떼 방북'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그해 9월부터 금강산 관광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해 너무 놀랐다"고 밝히고 "그러나 이때부터현대 기술력이 총동원돼 장전항 공사가 시작되는 등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면서 결국이듬해 역사적인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것"이라며 고인의 추진력을 높이 평가했다. 김 사장은 "금강산 사업은 일본인이 18억 달러에 사업권을 제안했었고 홍콩인도관심이 있었던 분야지만 우리가 9억 달러에 사업권을 선점한 것"이라며 "퍼주기식지원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금강산 사업을 통해 유라시아 쪽으로, 경의선을 통해 중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개성공단을 1억평까지 넓힐 수 있다'라는 말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들은 바 있으며 인건비도 월 57.5달러로 결정되는 등 북한도 개성공단 사업 의지가 있다"며 "현재 문제가 되는 일자리 문제의 경우, 남북경협 사업을 통해해결한다면 세계진출 교두보 확보라는 성과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