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수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인 가운데대다수 차종의 판매가 급감한 반면 준중형차와 대형차만은 판매 증가세를 나타내며불황 속 호황을 구가했다. 특히 준중형차는 전체 차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 `효자차종'으로 떠올랐고 대형차도 꾸준한 수요 증가로 차업계의 전략차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산차 신차 가뭄 현상을 보였던 지난해 뉴 아반떼와 쎄라토, 오피러스, 뉴체어맨, 신형 에쿠스 등 준중형차.대형차 신모델 출시는 비교적 활발히 이뤄졌던 것도수요 증가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한해도 준중형차, 대형차를 전면에 내세운 차업체간 판매경쟁이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준중형차 `갈수록 귀하신 몸' =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내수 판매량이 전년 대비 19% 가량 뒷걸음친 가운데 준중형차의 내수 판매대수는 16만7천883대로 4.9%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승용차 시장(RV 포함, 영업용 차량 제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13.9%▲2002년 13.7%에서 지난해에는 17.6%로 껑충 뛰어올랐다. 작년 전체적인 소비심리 위축 속에서 준중형차 부문이 전성기를 누린 것은 불황의 여파로 중형차 수요의 상당 부분이 준중형차쪽으로 이동한데 더해 소형차 기피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준중형차의 신장세가 진행되는 동안 중형차(영업용 제외)는 작년 17만6천926대판매로 전년 대비 25.3% 급감, 점유율도 2002년 20.3%에서 지난해 18.6%로 내려앉았고 소형차(작년 판매량 4만9천772대)도 전년 보다 판매가 무려 47.1%나 줄며 점유율도 8.1%에서 5.2%로 위축됐다. 경차도 세제 지원 연기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만2천346대(점유율 4.4%) 판매에그쳐 전년 보다 25.9% 감소했다. 이같은 준중형차 인기에 힘입어 준중형 `지존'인 현대차 아반떼XD는 지난해 1∼6월 6개월 연속 부동의 베스트셀링 카였던 EF쏘나타를 누르고 내수 판매 1위 기록을세우기도 했다. 특히 아반떼와 플랫폼을 공유한 `형제차'인 기아차 쎄라토가 스펙트라 후속으로지난해 11월 출시 후 `맹공'을 가하고 있어 올한해 준중형차 시장이 기존의 3파전에서 4파전 양상을 보이며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대형차 `떠오르는 별' = 경기불황 속에 서민층이 주로 애용하는 경.소형차 부문은 수요 자체가 줄어들어 직격탄을 맞은 반면 고객의 특성상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대형차는 상대적으로 승승장구, 차업계에 `가뭄속 단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대형차(영업용 제외) 판매량은 9만2천299대로 전년(9만718대)보다 1.7%늘어난 가운데 승용차 시장(RV 포함, 영업용 차량 제외)내 점유율도 ▲2001년 7.7%▲2002년 7.8% ▲지난해 9.7% 등으로 계속 높아지면서 10%대에 육박하고 있다. 기아차가 지난해 3월 야심작인 오피러스를 내놓으며 대형차 시장에 던진데 이어하반기 출시된 쌍용차 뉴체어맨이 대형차 시장내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며돌풍을 일으켰고 이에 맞서 현대차가 11월 신형 에쿠스 출시로 반격을 가하는 등 모델간 각축전이 이어졌다. 특히 대형차는 각 메이커의 브랜드 이미지를 선도한다는 점에서 업체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전략차종이어서 준중형차와 함께 올해 내수시장내 대표적인 격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GM대우차가 계획보다 앞당겨 올 하반기 KD(현지조립형 반제품) 방식으로 GM 산하 호주 홀덴사의 `스테이츠맨'(3천600cc급, 6기통)의 국내 생산.판매에들어가는데 이어 내년 초에는 닛산 '티아나'를 기반으로 한 르노삼성차의 대형차도나올 예정이어서 대형 럭셔리 세단 시장의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혼다가 일반 혼다브랜드로 올 초부터 국내 `입성'을 시작하는 등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수입 세단의 공세도 국산 대형차 시장의 일부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