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의 '나홀로 약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입부담이 큰 정유 항공 해운 등 수입업계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수입처를 다른 지역으로 바꾸거나 결제통화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모든 통화에 대해 환율이 고점을 보이고 있어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출업체들도 당장은 수출 증가에 만족하면서도 환율이 제자리를 찾을 경우 발생할 '거품'을 우려하고 있다. 정유 유화 항공 해운 전력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당장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채산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항공업계는 항공기 도입에 따른 외화부채가 대한항공 28억달러, 아시아나 14억달러 수준으로 원화가치가 1원 하락할 때마다 각각 28억원, 14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경우에도 비용증가와 원유도입 대금결제에 따른 환차손 등으로 환율 상승분만큼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겨울철 들어 원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환율도 올라 원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주력인 선박 자동차 섬유 전자업체들도 '나홀로 약세'를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당장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오히려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경계심에서다. 특히 대부분 기업들이 환 헤징 등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아 원화 환율이 급격히 오를 경우 피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당장의 원화 약세는 수출업체들에 도움이 되지만 워낙 환율에 민감한 만큼 갑작스런 원화 강세로 돌아설 경우 업체들엔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