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이 4%대로 떨어졌다. 성장은 노동과 자본의 투입 증가와 그 생산성에 의해 결정된다.그렇다면 성장성 저하는 우선 투자침체와 출산율 저하 등 노동공급 감소뿐만 아니라 고용수요도 하락한 것이 원인이겠다. 그런데 고용수요는 기업의 성장과 투자에서 나온다고 볼 때 결국 투자가 관건이다. 대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놓고 있으면서도 투자를 안하는 것이 하나의 수수께끼라면 청년실업이 늘어나는데 중소기업은 사람을 못구하고 있는 것이 또 하나의 이상현상이다.잠재성장률 하락은 이 두개의 수수께끼에 그 비밀이 있다. 투자 수수께끼의 첫째 답은 97년 이후 기업과 은행들이 수익성 및 안정성 중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영미식 모델로의 이행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문제는 아직 선진국이 아닌 한국은 계속 성장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출자총액제한은 부활하여 유지되고 있고 대기업 노동시장은 여전히 유연하지 않다. 수익성 위주의 기업 경영환경에서 출자총액제한은 과잉규제이다. 투자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대기업의 투자를 묶어 놓고 어떻게 신성장산업을 육성한단 말인가. 최근 소버린의 행태에서 보듯이 외국자본들은 SK의 경영권 장악을 위해 출자총액제(의결권 제한)까지 이용하려 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이제 경영권 불안에 따른 투자 억제 효과까지 가지게 되었다. 과거에는 정부가 신산업 육성에 초기자금만 대도 나머지는 은행들이 해주었다면 이제는 외국계가 된 은행들이 그리 할리 없어 신산업 육성이 잘 될까 하는 우려가 많은데, 곧 산업도 다 외국인 손에 들어가 산업육성 운운조차 필요 없어질지 모른다. 노동부족과 실업의 공존이라는 수수께끼는,똑같이 경쟁력이 떨어진 자본과 노동의 문제다.한계기업의 경우 고부가가치로 가지 못하고 싼 노동만 찾고 있고, 청년들의 경우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해 이 고비용 한국사회에서 생활할 정도의 수입을 보장해주는 고수입 직장을 못잡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야 자기책임이지만,애꿎은 실업 청년들은 한국 교육의 피해자들이다. 왜 다들 유학을 가려고 야단인가.유학을 갔다와야 고수익 직종에 취직될 수 있고 한국에는 앞으로 이런 고급 일자리만 남게 된다. 현재 한국교육이 생산하는 저지식 노동의 일자리는 다 중국으로 이사갔다. 유학 적자가 쌓이고 있는데 그 반값으로 국내에서 유학할 수 있게 외국대학을 유치해야 할 시점에 이를 막는 정책이 젊은이들을 실업자로 내몰고 있다. 교육개방은 위화감을 조성하고 해외유학은 눈에 보이지 않아 괜찮다는 이상한 논리가 유학 갈 여유있는 자와 없는 자 간 빈부격차를 낳고 있다. 지난 위기가 한국기업의 해외금융은 개방한 반면 외국은행들의 국내 진입은 막은 비대칭성에 기인한 금융위기라면 해외유학은 풀고 국내유학은 막는 현 교육시장의 비대칭성은 유학적자와 청년실업이라는 교육발 위기를 키우고 있다. 성장이 노동과 자본의 양뿐만 아니라 그 생산성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때, 투자 부진은 규제 때문만은 아니다. 현 생산방식의 확대재생산으로는 경쟁력이 없는 반면 새로운 가치 및 경쟁력 창출을 위한 아이디어,즉 혁신이 없기 때문에 투자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혁신에 의한 고부가가치 창출의 관건은 지식이고 사람의 문제다. 그러나 교육의 낮은 질 때문에 신지식을 체화한 노동을 만들어내고 있지 못하다. 교육문제는 경쟁력있는 지식을 생산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렸다. 국내에서 신지식을 못만든다면 외국기업과 교육기관에서 배워야 한다.중국은 제조공정, 한국은 R&D로 간다는 방향은 맞는데 비슷한 방향 설정을 한 대만 정부가 본토의 인재들을 못들어오게 막으면서 어떻게 R&D 중심으로 가겠냐고 비판받는 것과 같이,한국도 외국인 학교와 병원에 대한 규제 등으로 외국인에 불편한 환경이 문제다. 비슷한 정책을 편 한국과 대만은 1만달러의 늪에서 헤매고 있고 교육허브로 가는 싱가포르는 2만달러를 넘었다. 서울대에 온 외국 초빙교수가 한국에 외국인학교의 수도 적고 학비도 비싸 자녀 문제로 고민하게 되는 교육환경이 잠재성장률 추락의 최대 책임자이다. kenneth@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