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당뇨환자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2형 당뇨병'의 원인이 국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손호영.윤건호 교수팀은 사망당시 당뇨병이 없었던 13명과 당뇨병을 앓았던 25명의 췌장 내 췌도를 떼어내, 인슐린을 분비시켜 혈당을 떨어뜨리는 `베타세포'의 양을 조사한 결과, 당뇨환자의 베타세포가 정상인보다 크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서 발행되는 내분비내과 분야 권위지(JCEM.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최근호에 실렸다. 당뇨병은 인슐린이 절대 부족한 `1형'과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하는 `2형'으로나뉘는데, 국내 환자의 95∼99%는 2형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서양은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이 체질량지수(BMI.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나눈 수치) 25 이상의 비만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정상체중 이하 환자가 전체 당뇨병환자의 64%나 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뇨환자(키 170㎝, 몸무게 70㎏)의 췌도 내 베타세포량은 1g 이하로, 같은 키와 몸무게를 가진 정상인의 평균치(1.5g)보다 크게 적었다. 특히 마른 체형(170㎝-55㎏)이면서 당뇨인 경우 베타세포량이 정상인의 25%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처럼 비만이 아닌데도 베타세포의양이 적은 것은 유전적 요인이 큰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반면 베타세포와 함께 췌도의 구성요소 가운데 하나이면서, 인슐린과 반대로 혈당을 올리는 `알파세포'는 당뇨병 환자에게서 양적 증가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정상인의 췌도 내 베타세포와 알파세포 점유비율은 각각 60%, 15% 수준이었으나, 당뇨환자는 각각 40%, 30%의 비율을 나타냈다. 윤건호 교수는 "일반적으로 살이 찔수록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가 증가한다"며 "그러나 2형 당뇨환자들은 살이 쪄도 베타세포가 늘지 않고 오히려 마를수록감소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베타세포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유전적 메커니즘을 밝혀낸다면 새로운 개념의 체료제 개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bio@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