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의 트래디셔널 캐주얼 '헤지스(Hazzys)'는 첫선을 보인지 3년만에 수입 유명 의류와 어깨를 겨루는 국내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주고객인 청년층에 높은 인지도와 호감도를 얻으며 고급 남성 캐주얼 부문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 2000년 가을 시즌 출범한 헤지스는 20∼30대 초반의 남성들의 취향과 사회적인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겨냥해 기획됐다. 2000년 들어 기업들은 딱딱한 양복 대신 자유로운 차림을 허용하고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패션계에서도 문화·레저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덩달아 일과 여가활동 여행 등을 두루 커버할 수 있는 캐주얼 의류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헤지스 디자인팀은 직장남성들이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양복과 넥타이 대신 입을 수 있는 스타일에 초점을 맞췄다. 정통 캐주얼의 품격을 유지하면서 정형화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가미하기로 한 것.다른 품목들과의 조화도 고려했다. 단품을 따로 사도 쉽게 어울린다는 점은 '옷 맞춰 입기'에 익숙지 않은 남성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헤지스 스타일'을 쌓아가는데도 신경을 썼다. 은근히 '헤지스'가 드러나는 고유의 이미지를 내기 위해서였다. 해외 브랜드에서 자주 보이는 체크 스타일을 개발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토털 브랜드화를 목표로 의류 외에 가방 지갑 키홀더 벨트 머플러 같은 액세서리에도 정체성을 담아내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패션'과 '문화'가 녹아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쌓는 데 힘썼다. 케이블방송 공중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광고를 펼쳤다. 런칭 패션쇼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거나 지하철 테마 전동차를 운행하는 전략도 젊은이들로부터 호감을 샀다. 스키캠프,해리포터 이벤트,마니아 인라인 스케이트 행사 등 타깃 마케팅도 전개했다. 이같은 노력은 매출증가로 이어졌다. 헤지스는 지난해 2백4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이보다 33% 증가한 3백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