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핵심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에 비해서는 아직도 평균 65.1%에 머물고 있으며 기술격차도 평균 5.8년이나 벌어져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은 현재 중국에 비해 기술수준이 1.7년 앞서 있으나 앞으로 5년 이내의 두 나라간 기술수준 우열을 점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18일 청와대에서 제14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03년도 기술수준 평가 결과'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번 기술수준 평가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차세대 성장동력 추진 및 국가연구개발사업 발굴과 관련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실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기술부가 확보하고 있는 국가기술지도(NTRM) 99개 핵심기술을 대상으로 기술수준을 평가한 결과 정보기술(IT)를 제외한 바이오 환경 에너지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선진국과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공위성 기술이나 환경복원 기술, 수소에너지 기술 등은 선진국과 10년 이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차세대 성장동력 10대 산업과 관련되는 59개 핵심기술의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에 비해 평균 69.8%에 불과하며 기술 격차도 4.2년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야별로는 바이오신약 장기산업이 61.2%, 차세대 전지산업이 64.8%로 특히 기술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세계최고기술 보유빈도 분석 결과 한국의 경우 최고 수준의 95% 이상인 기술을 단 한 개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세계 최고기술이 88개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과 유럽이 각 16개를 차지했다. 중국의 경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비해 평균 52.5%에 머무르고 있으며 정부 주도 기술개발 지원과 기술개발 환경조성, 해외 우수 전문인력 영입 등으로 기술수준이 급격히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주항공은 중국이 69.2%로 한국(46.5%)을 오히려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를 맡은 과학기술위원회 기술수준평가위원회의 이석한 위원장(성균관대 교수)은 "이번 평가를 통해 분야별로 기술수준을 정량화할 수 있게 됐다"며 "국가연구개발프로젝트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