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이탈리아 토리노모터쇼에 등장해 주목됐던 슈퍼카다. 미드십에 엔진을 탑재한 신형 란치아의 프로토 타입을 디자인한 베르토네는 이 차에 스트라토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이름은 복합소재로 만든 획기적인 구조를 강조하는 동시에 'stratosphere(성층권)', 즉 높은 기술수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름에 걸맞게 항공기 날개모양의 에어로 다이내믹 컨셉트로 설계됐다. 1972년 신차 개발이 거의 마무리 될 무렵 란치아의 새로운 프로젝트 스트라토스는 엔진문제로 진전이 되지 않고 있었다. 어느 엔진을 사용할 것인지 사내 의견이 분분했다. 란치아 사장과 베르토네가 욕심을 냈던 것은 컴팩트한 V6엔진으로 호평받던 페라리의 디노엔진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페라리를 설득, 허락을 받아냈다. 단단한 메인 프레임의 중간에 페라리제 디노 V6 엔진을 탑재하고 보디를 전후의 경량 카울로 분배하는 획기적인 구조를 채택한 스트라토스는 74년부터 76년까지 WRC(World Rally Championship)에서 3연패를 달성하는 등 강력한 파워를 자랑했다. 스트라토스의 정확한 판매대수는 알 수 없으나 대략 4백50대에서 4백90대가 생산된 것으로 추산된다. 불운하게도 스트라토스가 출시된 시점이 세계적 에너지 위기로 불황의 그늘이 짙을 때였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스타일링과 역동적인 성능을 갖췄는데도 결국 단명하고 말았으나 스포츠카에 미친 영향력은 아주 컸다. 김상권 < 사장/현대ㆍ기아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