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내년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신차를 선보인다. 각사가 자존심을 걸고 개발한 차종도 경차에서 대형 승용차, SUV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는 미주지역 수출을 강화할 수 있는 차종을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내수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지속하려면 수출을 계속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내년 3월 소형 SUV인 JM(프로젝트명)을, 내년 말께 뉴EF쏘나타 후속인 NF(프로젝트명)를 출시할 예정이다. JM은 5인승으로 싼타페(7인승)의 파워트레인(엔진 및 동력전달장치)을 그대로 얹는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판매가격은 싼타페보다 2백만∼3백만원 싼 중형 승용차급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형 승용차 NF는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오는 2005년부터 본격 생산될 예정이나 이에 앞서 국내에서 먼저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해 오피러스 쎄라토 등의 신차를 출시했던 기아차는 내년 3월과 8월 각각 SA와 KM을 내놓기로 했다. SA는 경차 비스토 후속이지만 배기량을 8백cc에서 1천cc로 높인 모델이다. 유럽 수출(수출명 피칸토)을 겨냥한 모델이어서 지난 9월 초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미리 공개되기도 했다. 회사측은 2008년부터 차체폭 배기량 등 국내 경차 기준이 바뀌는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KM은 지난해 하반기 단종된 스포티지 후속 모델이다. 2천cc급으로 5인승이며 차체가 스포티지보다 커지고 실내 인테리어 등도 고급스러워진게 특징이다. 현대차의 JM처럼 내수는 물론 북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는 전략 차종이기도 하다. GM대우자동차는 3월과 하반기 중 라세티 해치백과 마티즈 후속인 신형 경차 M200을 각각 출시한다. 라세티 해치백은 5도어 유럽형으로 1천5백cc급이다. 해치백이어서 기존 라세티 세단보다 판매가격이 높게 책정될 전망이다. M200은 배기량 8백cc급으로 기존 경차 규격 기준을 벗어나지 않은 모델이다. 내년부터 취득ㆍ등록세 등 경차 혜택폭이 커지기 때문에 GM대우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승용차형 고급 미니밴인 A100을 내년 3∼4월께 선보인다. 쌍용차가 처음 개발한 커먼레일 디젤엔진을 장착하는 2천7백cc급 밴이다. 현대차의 스타렉스와 트라제XG, 기아차의 카니발이 승합차 플랫폼에 기초해 제작된 밴이라면 A100은 체어맨 플랫폼을 토대로 해 고급 승용차와 같은 럭셔리함과 편안함을 가미하게 된다. 자동차업계는 내년 3∼4월께 신차들이 잇달아 선보이면 국내 자동차 시장이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해외시장에 다양한 차종을 수출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품 개발단계부터 내수와 특정 해외시장을 함께 공략할 수 있는 신차를 개발하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한 해외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현지 고객의 구미에 맞춰 차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