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2장을 선물받은 회사원 김택기씨(34)는 근처 '상품권방'을 찾아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권으로 교환했다. 연말에 부모님께 드릴 구두상품권 10만원권 2장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사용할 5만원 상당의 놀이공원 이용권 2장으로 바꾼 것. 액면가로 보면 30만원이지만 김씨가 추가로 부담한 금액은 5만원에 불과했다.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아끼고 아껴 돈을 벌자'는 절약정신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상품권을 주고 받을 때도 이같은 짠돌이 정신이 필요하다. 상품권 유통시장이 커지면서 상품권을 액면가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늘었기 때문이다. 제휴처를 꼼꼼하게 체크하면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상품권 테크'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 어디서 사고 팔 수 있나 =선물로 인기인 상품권은 골칫거리일 때가 많다. 마땅히 살 물건이 없을 땐 지갑 속이나 장롱 안에서 몇 달씩 잠자기도 한다. 이럴 땐 상품권을 사고 팔거나 맞교환할 수 있는 온ㆍ오프라인 전문점을 이용하면 좋다.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정유 구두 외식 등 각종 상품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인터넷쇼핑몰은 현재 1백여개를 웃돈다. 대표적인 상품권 전문 쇼핑몰로는 티켓나라(www.ticket4488.co.kr), 가지가지(www.gajigaji.com), 티켓코리아(www.t-k.co.kr) 등이 있다. 이들 쇼핑몰에서는 백화점 제화 도서 외식 등 30여종의 상품권에 대한 시세가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프랜차이즈 형태의 전문점도 성업 중이다. 쇼핑몰마다 차이는 있지만 백화점 상품권은 액면가보다 3∼7%, 구두상품권은 30∼45%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 이용법 =인터넷의 발달로 직접 상품권방에 갈 필요 없이 어디서나 할인된 가격에 상품권을 살 수 있게 됐다. '티켓나라'와 '가지가지'는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업체. 하지만 인터넷 가격은 시간대별로 유동적이기 때문에 한 시간 전에 확인한 상품권 가격도 변동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상품권을 주문하는 소비자는 먼저 현금을 입금한 후 상품권 배송을 기다려야 한다. 빠른 등기우편료(1천8백원)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등기우편료를 줄이려면 가까운 전문 유통판매점을 이용하면 좋다. 각종 상품권과 복권, 영화티켓 등을 할인 판매하는 일본의 '금권숍'을 본뜬 것. 상품권 정보와 제휴 상품 정보 등 이용법도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휴먼넷커뮤니케이션즈의 '티켓나라'는 지난 3월 서울 강남에 첫 매장을 열었고 지금은 잠실점 노원점 미아점 분당점 제주점 등 20개 전문점을 두고 있다. ◆ 상품권 매매시 주의할 점 =지나치게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은 일단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인터넷을 통해 상품권 7억원어치를 판매한 사기단이 공항에서 검거된 것은 단적인 사례. 이들은 평균할인율보다 20% 낮게 상품권을 살 수 있다고 네티즌들을 속였다. 도난 및 장물로 취득한 상품권을 구입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문제 있는 상품권을 구입하면 상품권을 사용할 수도,반품할 수도 없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휴먼넷커뮤니케이션즈의 배필효 이사는 "상품권 할인유통시장은 주식시장처럼 물량과 시기에 따라 할인폭이 달라지는 만큼 온ㆍ오프라인 매장을 비교한 뒤 거래해야 한다"며 "간혹 장물이나 위조상품권도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점을 활용하는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