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위기를 계기로 불거졌던 지주회사체제의 효용성 및 위기관리 능력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공정위가 5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LG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LG카드 위기가 심화됐다'는 경제계의 비판을 반박하는 자료를 올리자 재계는 물론 학계 일각에서도 재반박하고 나섰다. ◆ 지주회사 공과(功過)논란 치열 공정위는 인터넷에 게시한 'LG카드의 위기가 지주회사 체제로 인해 심화되었는가? 완화되었는가?'라는 자료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LG그룹 전체의 부실화 폐해를 차단한 것"이라며 "지주회사 전환으로 LG그룹이 맞을 수 있었던 위기를 완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LG그룹이 계열사 지원을 통해 LG카드의 정상화를 도모할 경우 계열사들의 연쇄 부실 및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이들 계열사의 소액 주주와 채권자들이 부당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과)는 "기존의 계열사 체제였다면 신속한 진화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LG카드 사태는 지주회사 체제의 위기 대응능력 약화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의 주장과 달리 LG그룹이 지주회사 체제가 아니었다면 위기가 심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도 "지주회사 체제로 인해 그룹 지원이 차단되면서 LG카드 위기가 다른 카드사보다 심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지배구조 개선' vs '아니다' 공정위는 그럼에도 대기업 집단에 대해 지주회사 전환을 지속적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미 발표한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을 통해 "선진국형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지주회사로 체제를 바꾼 그룹에 대해서는 소속 계열사 전체를 출자총액제한 지정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동규 공정위 독점국장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계열사간 지분소유구조가 단순ㆍ투명해져 금융회사와 소주주 등의 경영감시가 보다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종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회사 조직에 대한 정부 간섭은 원칙적으로 지양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현 여건상 지주회사 전환이 어렵고 전환하더라도 이점을 충분히 활용할수 없다"며 "자회사 설립이나 매각 등 구조조정이 곤란하고 그룹 차원의 특정산업 육성이 어려운 점 등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형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연구위원도 최근 열린 한 토론회에서 "지주회사가 갖는 기능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피하는게 바람직하다"며 "정부가 재벌 지배구조의 대안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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