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연말을 조용히 보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한 특급호텔이 참가비만 1인당 수십만원이 드는 송년 행사를 열어 눈총을받고 있다. 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은 오는 10-11일 이틀간 애스톤하우스에서 프랑스 유명 와인을 맛보며 만찬을 즐기는 송년 파티를 열기로 하고 1인당 34만원에 참가 희망자를 모집중이다. 하루 72명씩 모두 142명이 참가할 수 있는데 이미 예약률이 8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비가 비싼 소규모 VIP 행사는 종종 있었지만 공연 등 특별한 이벤트도 없는일반인 행사에서 이 정도 금액을 받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호텔측도 일반인 대상의 행사로는 개관 이래 최고가 행사라고 밝혔다. 호텔측은 아직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샤또 안젤루스 등 프랑스 유명 와인에다 최고급 식재료의 풀코스 정찬이 제공돼 참가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만찬에서 소개된 와인을 경매에 부쳐 수익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쓸 계획이라고 호텔측은 덧붙였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고가 송년 행사는 자칫 계층간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 호텔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운 탓에 대부분의 호텔들은 일반인 행사 참가비를 10만원 이하로 책정하고 있다"면서 "한사람당 34만원이나 받는 행사에 얼마나 올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워커힐 호텔 관계자는 "예약자는 대부분 30-40대의 평범한 사람들"이라며 "특별히 부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다고 본다"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