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의 땅콩이냐,하이트의 쿠폰이냐. 1.6ℓ짜리 페트(PET)맥주 시장에서 오비맥주와 하이트맥주가 땅콩과 쿠폰 마케팅으로 맞붙었다. 두 회사는 지난달 처음 선보인 대용량 페트맥주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대조적인 전략으로 대결하고 있다. 전장(戰場)은 페트맥주가 가장 많이 팔리는 할인점과 대형 슈퍼마켓. 오비맥주는 자사 제품인 오비큐팩 판촉을 위해 페트맥주 병목에 안주용 땅콩 한 봉지를 매달았다. 가정용 세제업체 등이 소형 견본을 덤으로 주는 행사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15일 오비큐팩 출시와 동시에 땅콩 마케팅을 시작했으며 전국 할인점과 슈퍼마켓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맞서 하이트는 자사 페트맥주 하이트피쳐 판매를 늘리기 위해 쿠폰을 내면 값을 깎아주는 마케팅을 이달 말까지 펼친다. 할인점 슈퍼마켓의 하이트피쳐 판매대나 계산대에 가면 쿠폰을 병당 한 장씩 받을 수 있다. 할인폭은 쿠폰 한 장당 2백50원. 하이트측은 소비자들이 현금 할인을 선호해 쿠폰 마케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와 오비는 할인점이나 슈퍼마켓에서 눈에 띄는 자리를 잡기 위해 신경전을 펴기도 한다. 판매장 위치에 따라 판매량과 광고효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비는 큰 돈을 들여 오비큐팩 판매대를 따로 제작,할인점과 슈퍼마켓에 제공하고 있다. 광고전에서도 두 회사의 자존심 경쟁은 뜨겁다. 하이트는 오비큐팩보다 먼저 하이트피쳐 지면광고를 일간신문에 낸 데 이어 TV광고에도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겨울에 맥주싸움이 벌어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땅콩이 이길지,쿠폰이 이길지는 내년 봄이면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