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자동차는 약 500만대로 연간 130만대 이상 거래되고 있다. 이미 5년 전에 중고차 판매대수가 신차판매를 앞질렀을 정도로 시장규모도 엄청나다. 하지만 '중고차는 믿을 수 없다'는 신뢰성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소비자의 불만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초 대덕밸리의 벤처기업인 알디텍(대표 최승환)이 중고차의 성능을 측정하는 시험장비인 'C-다이노 시스템'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중고차를 믿고 살 수 있는 이른바 '중고차 품질보증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이번에 개발된 'C-다이노 시스템'은 자동차를 시험장비에 올려놓고 주행시키기만 하면 각종 차량의 상태 및 성능을 점검, 분석해 이를 수치로 제공한다. 마력, 소음, 배기가스 등 해당 자동차의 성능을 출고 당시의 정보와 대비시켜 얼마나 성능이 떨어졌는지 측정해주는 것이다. 또한 어느 부문에 결함이 있는지 파악해 예상수리비를 산출할 수도 있다. 자동차 1대를 검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5분 정도에 불과하다. 이 제품은 중고차의 성능을 측정할 뿐만 아니라 측정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당 차량의 적정 매매가를 산출하는 기능도 있다. 부품 결함이나 엔진 노화 등 성능 저하에 따라 3년 된 차량이 5년 된 것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수도 있다. 연식에 따라 일방적으로 가격이 정해지는 기존의 방식에 비해 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자동차정비소와 중고차매매업체를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부터 중고차 성능 인증 작업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기간만 5년이 소요된 'C-다이노 시스템'은 동력 흡수 장치를 비롯해 브레이크 장치, 엔진 RPM 측정기, 광투과식 매연 측정기, 중계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자체 개발한 장비들로 20여명의 기술인력과 40여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다. 제품개발의 주역은 최승환 사장이다. 그러나 최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 아니다. 놀랍게도 최사장은 대학졸업 후 1등 기관사로 수년간 바다를 누빈 ‘바다 사나이’다. 그런 그가 '뱃사람'으로서의 인생을 접고 자동차 정비시장에 뛰어든 것은 지난 91년의 일이었다. "배를 타면서 자동차 관련 각종 장비를 연구하기 시작해 오늘날의 자동차 시험장비 관련 회사를 창업하게 됐다"는 것이 최사장의 설명이다. 그후 최사장은 전기, 냉동, 기계 등 6개의 자동차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10년 넘게 오로지 '자동차 인생'을 살아왔다. 오랫동안 자동차로 잔뼈가 굵은 최사장은 자동차성능시험장비들을 직접 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손수 제품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와전류 방식의 동력 흡수 장치를 비롯해 차륜이탈 방지 장치, 자동변속기 시험기, 각종 자동차부품 시험기 등 자동차의 모든 것을 점검할 수 있는 장비들을 하나씩 갖춰온 것이다. 알디텍은 중고차 시험장비와 함께 최근 이륜차량의 운전조건 및 성능을 측정하는 'C-다이노 2W'를 개발하는 등 본격적으로 차량성능시험장비시장에 진출한다. 또한 500만원 이상의 고급 중형중고차 시장을 대상으로 중고차 품질보증 시장에 뛰어들 계획을 갖고 있다. 최사장은 "성능시험을 통해 중고차가격을 공인하면 중고차 매매시장의 신뢰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중고차의 품질보증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5월 설립됐으며 대전3공단에 입주해 있다. 이준기·대덕넷 기자 bongchu@hellod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