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사업은 칭찬하고 이윤을 내면 욕했어요. 돈을 안 내는 사람을 위한 프로젝트는 '공공이익에 부합한다'고 하면서 돈을 내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는 제공하지 못하게 했죠.여러분은 악이라 생각하던 모든 것을 파괴하고 선이라 여기던 것들을 얻었어요. 그런데 왜 지금 공포로 몸을 움츠리는 거죠." 미국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에인 랜드(1905∼82)의 장편 '아틀라스'(Atlas Shrugged,민음사)의 한 대목이다. 기업인이 모두 떠나 마비상태에 빠진 사회에서 어쩔 줄 모르는 대중에게 던지는 말이다. 최근 번역돼 나온 '아틀라스'는 '지구를 움직이는 동력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하는 사회경제소설. 정부의 포퓰리즘 때문에 평등주의가 지배하게 된 미래의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개인과 사회 경제 정치문제를 폭넓게 다룬 작품(전5권)이다. 대륙횡단 철도회사의 부사장 대그니 태거트는 낡은 리오 노르테 구간을 복구해 미국경제를 살려보려 하지만 정부는 부를 독점하려는 짓이라며 규제한다. 기회균등법은 한 회사의 다른 업종 진출을 제한하고 임금을 올리고 수송률을 낮추라고 요구한다. 대그니를 비롯 착취자로 지탄받은 기업인과 전문가군은 파업을 선언하고 사라진다. 경제는 더욱 엉망진창이 되지만 정부에서 내놓은 긴급 조치는 '해고는 안되고,모든 사업은 지속돼야 하며,특허와 발명은 정부에 귀속된다'는 것이다. 사회는 통제불능상태가 되고 급기야 사라진 전문가의 목소리가 퍼진다. "평등이란 이름으로 창의성을 죽이는 세상 대신 생산과 창조를 바탕으로 한 사회를 만들자." 미국인들이 성경 다음으로 인생에 영향을 미친 책으로 꼽는다는 이책은 '개인의 행ㆍ불행을 세상 탓으로 돌리고 변혁을 꿈꾸는 자보다 자신의 삶을 보다 낫게 만들고자 노력하는 양심적 개인이 세상을 떠받치는 아틀라스'라고 말한다. 지배철학을 알면 그 사회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기업의 자유 경쟁과 생산활동이 보장될 때 국가의 발전은 가능하다. 집단 및 신비주의를 신봉하는 사회가 번영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그의 주장이 새삼 크게 들리는 건 무슨 까닭인가.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