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외국계 100대 기업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33조868억원으로 전년도(30조9,400억원)에 비해 약 3조원이 늘어났다. 이중 매출액 ‘톱10’ 기업의 매출액이 13조829억원으로 100대 기업의 39%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액 순위 100대 기업 중 1조원 이상 기업은 노키아티엠씨(종합순위 1위), 삼성테스코(2위), 한국까르푸(19위), 한국소니전자(15위), 한국바스프(52위) 등 5개 기업으로 조사됐다. 이중 부동의 1위 자리는 핀란드계 업체인 노키아티엠씨가 차지했다. 매출액이 지난해 3조4,745억원에서 올해 2조9,248억원으로 떨어졌지만 2위인 삼성테스코(2조1,468억원)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 자리를 지켜냈다. 2, 3위를 삼성테스코와 한국까르푸가 차지하고 종합순위에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월마트코리아가 11위에 올라선 것은 백화점을 제치고 유통 강자로 올라선 할인점업계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이들 할인점업체는 향후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2004년에는 또 한번 순위상승이 예상된다. 매출액 순위에서도 ‘미국의 힘’은 여전했다. 상위 20위권을 국적별로 나눠보면 미국이 8개로 가장 많았다. 전자산업에 강점이 있는 일본이 한국소니전자, 히타치엘지데이터스토리지코리아, 소니코리아 등 3개의 전자 관련 제조 및 판매업체를 20위권에 포진시키며 체면을 세웠다. 토종 한국기업에서 외국계 기업으로 변신한 위니아만도,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 오비맥주 등은 상위 20위권에 안착하면서 ‘옛 명성’을 지켰다. 특히 오비맥주는 하이트에 빼앗긴 맥주업계 1위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향후 총공세를 펼 것으로 보여 내년 성적표가 벌써 기대될 정도이다. 국내 다단계판매업체 중 선두주자인 암웨이는 지난해 7위(7,258억원)에서 9위(8,073억원)으로 2단계 떨어졌지만 국내에서 활동 중인 전체 외국계 기업들 중 열손가락에 꼽히는 파워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매출액 순위에서 50위에 이름을 올려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종합순위에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기업도 적잖았다. 월마트코리아(매출액 순위 11위), 모토로라코리아(24위), 코스트코코리아(26위), 쥴릭파마코리아(31위), 한국티티(36위), 한국동경시리콘(43위), 스카니아코리아(49위) 등은 50위권에 진입했지만 종합순위에서는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이는 매출액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4년 외국계 100대 기업’에서는 이들 업체가 어느 정도 선전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권오준 기자 jun@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