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부 은행장은 구 회장의 확약서와 LG카드의 매출채권 담보만으로는 미흡하다는 입장을 보여 지원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들은 최소한 구 회장의 개인 보증은 있어야 정상화 지원을 승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순우 단장은 "양측이 주말에 서로 한 발씩 물러서서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큰 틀에서는 정상화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보생명은 LG카드가 발행한 어음 3천15억원의 만기가 돌아 왔으나 지급창구인 신한은행에 제시하지 않아 LG카드는 1차부도는 면했다. ◆채권단의 요구 LG그룹이 제공키로 한 담보는 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LG주식(5.46%) △LG카드 주식(3.16%) △LG투자증권 주식(0.12%) △10조4천억여원의 매출채권 등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매출채권의 경우 사실상 가치가 거의 없으며 주식가치도 채권단이 요구하는 담보가액(지원액의 2백%·4조원)에 훨씬 미달한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은 따라서 구 회장과 함께 LG카드의 대주주로 등록돼 있는 LG카드 특수관계인들에게도 ㈜LG의 주식을 담보로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또 경영정상화 의지를 확고히 한다는 차원에서 구 회장이 개인자격으로 연대보증을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채권단 내에서도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의 입장이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측의 불만 LG는 "지주회사체제의 속사정을 잘 아는 채권단이 우리를 코너로 몰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 문제에 대해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담보로 내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는 것.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나 자회사들이 금융계열사에 원천적으로 출자할 수 없는데다 개인 대주주들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힘들어 7천억원 연내 예치 요구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또 그렇게 예치할 돈이 있으면 굳이 채권단의 지원을 요청할 이유가 있었겠느냐고 반박했다. LG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적극 호응해 올 3월 대기업 최초로 지주회사로 전환했는데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인센티브는 못줄 망정 그룹 경영권을 담보로 요구했다"며 "누가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정구학·하영춘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