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화면(TFT-LCD)용 첨단부품을 생산하는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한국투자가 성사됐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투자규모가 제조업 분야에서는 올들어 LG필립스의 파주공장에 이어 두번째로 크고 수입대체 효과만도 연간 5천억원대에 이른다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민간기업과 땅을 맞교환하면서까지 외국기업이 원하는 부지를 제공한 경기도의 노력에다, 한국의 디스플레이 시장이 갖는 매력이 합쳐진 결과라고 한다면 우리가 하기에 따라선 부품소재 산업이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투자를 꺼리던 일본 부품소재 기업들이다. 하지만 지난 3분기 제조업분야 외국인 직접투자는 일본기업들이 사실상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LCD 등 우리가 주도하는 디스플레이 산업이 스미토모화학뿐 아니라 NEG JSR 교신 등 일본 유수 부품소재 업체들의 눈길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변화된 환경을 십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경기도의 사례는 그런 점에서 교훈적이다. 일본기업들이 시장 측면에서 관심을 보일 때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고 노사문제 등 이들이 우려하는 사항만 해소할 수 있다면 제2, 제3의 스미토모화학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된다면 만성적인 대일무역 적자 해소와 더불어 기술력 향상에도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우리나라 산업의 입지를 구축하는 생존 조건이기도 하다. 중국으로 빠져 나가는 생산업체들 때문에 위기를 느끼기도 하지만 기술력을 갖춘 부품소재 업체들의 유치에 성공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중국시장은 부품소재 기업들에 규모의 경제라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동북아 부품소재 공급기지로서 우리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도 있는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져 왔던 부품소재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