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andcom@bebehouse.com > 업무상 사람들을 만나거나 인터뷰 때면 '여성의 몸으로 회사를 경영하기가 어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듣곤 한다. 다행히 내 경우엔 회사가 임신, 육아 전문사이트다 보니 여성CEO여서 힘들었다기보다는 서비스나 마케팅 기획에 있어서는 오히려 도움이 되는 점이 많았다. 내가 임신과 육아를 경험한 당사자이다 보니 임신부와 아기 엄마의 기쁨과 고충, 필요한 정보와 요구사항을 잘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CEO 모임에서 여성경영인들이 겪은 어려움을 듣다 보면 우리 사회의 편견이 아직까지도 완강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교육용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벤처기업의 한 여성CEO가 정책자금을 융자받으러 신용보증기관에 찾아갔다가 겪은 경험은 참으로 황당했다. 모든 심사가 끝나고 대출서류에 마지막 사인을 하러갔는데, 보증기관에서 느닷없이 회사의 경영과 전혀 관계없는 남편의 연대보증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평소 아내가 사업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던 남편이 보증을 거부해 결국 대출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보증기관에서 요구하는 온갖 서류를 준비하느라 두달여동안 동분서주한 노력이 허사가 되었으니 그 허탈함이 얼마나 컸을까. 제조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한 여사장은 국내 대기업에서 하청받은 큰 프로젝트를 끝내고 현장에서 시험가동을 하려다가 현장 기술자가 "여자가 들어오면 재수가 없다"며 못 들어오게 해서 승강이를 벌였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과거와 비교하면 여성기업인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각종 배려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부장적 가치'와 '연줄'이 여전히 기세를 떨치는 사회적 여건속에서 여성기업이 동등한 비즈니스 기회를 갖기란 쉽지 않다. 3F(Female,Feeling,Fiction)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21세기에는 여성적 감수성과 능력이 특히 각광받을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인터넷, 지식서비스 분야, 멀티미디어 콘텐츠, IT 등 21세기형 성장산업에서 여성 인재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우리나라에서도 하루 빨리 글로벌스타 여성CEO가 탄생될 수 있도록 편견과 제약 없이 여성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