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유리벽으로 명동 거리가 훤히 내려다 보이고 염색 파마 머리에 톡톡 튀는 복장을 한 직원들이 고객을 맞는,기존 백화점과 전혀 다른 컨셉트의 패션전문점이 서울 도심에 문을 연다. 롯데백화점은 중구 명동의 옛 메트로미도파를 리뉴얼한 '영플라자'를 18일 개점한다. 영플라자는 지하 1층,지상 6층에 매장면적 3천평 규모로 '1020세대'를 겨냥한 패션전문점. 롯데는 지금까지 전통적인 백화점만 고집해 왔으나 '영플라자'를 롯데백화점의 서브 브랜드로 정하고 다른 곳에도 비슷한 점포를 낼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노병용 전무(롯데미도파 대표)는 13일 "새로운 사업인 본점 영플라자가 성공을 거둔다면 3천평 안팎의 패션몰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유성규 본점장도 "잠실점 영등포점 부산점 등 핵심 점포에도 영플라자 매장이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개점하는 영플라자는 외관,매장 인테리어,판매사원 복장 등을 젊은층의 감각에 맞춰 기존 백화점과 크게 차별화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건물의 외관. 통유리로 외벽을 마감해 안과 밖이 들여다 보이도록 시공됐다. 또 지상 1∼6층 중앙엔 코쿤(누에고치) 모양의 대형 조명을 설치,야간에 다양한 색의 빛을 발하게 된다. 노병용 전무는 "매장 분위기나 고객들의 쇼핑심리 등을 감안해 백화점 매장은 안에서 밖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게 원칙"이라며 "하지만 영플라자가 젊은층을 겨냥한 점포인 만큼 처음으로 시스루(see-through) 매장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패션매장으로 구성되는 지하 1층∼지상 5층의 내부 인테리어도 브랜드별로 개성있게 꾸며진다. 브랜드별 매장 면적은 20∼50평으로 본점의 같은 매장보다 2배 정도 넓다. 김경몽 영플라자 팀장은 "인테리어는 국내 백화점의 동일 브랜드와 완전히 다른 유일한 컨셉트"라고 설명했다. 영플라자엔 롯데 본점 9층에 있던 45개 브랜드와 43개 신규 입점 브랜드 등 모두 1백2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복층으로 매장을 여는 일본 양품계획사(良品計劃社)의 무인양품점(無印良品店)도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개념이다. 무인양품점은 '브랜드는 없지만 질은 좋은' 의류 잡화 생활용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예정이다. 4백50평이 넘는 6층 테마레스토랑 '가든라이프'도 이색적이다. 누들바,이탈리안·프렌치 베이커리 및 아이스크림,구이전문점,회전초밥,와인바 등으로 구성되는 가든라이프는 전남 담양의 조선시대 정원 소쇄원을 모방했다. 롯데는 또 영플라자 판매사원들에 한해 기존 직원 유니폼 대신 브랜드별로 자체 개발한 파격적인 복장도 허용할 예정이다. 영업시간도 젊은이들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오전 11시30분에서 오후 9시30분로 늦췄다. 노 전무는 "영플라자에서 연간 1천2백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면서 "본점과 영플라자,내년 10월께 옛 한일은행 건물에 들어서는 명품관을 잇는 '롯데타운'이 완공되면 강남에 밀리고 있는 강북 도심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