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전체 간부사원의 20%를 정리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올해 말까지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 1백20명을 내보내기로 하고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각 부서장은 15일까지 정리대상자 명단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현대백화점 전체 간부사원 6백여명 중 20%를 정리하는 대규모여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작년에도 간부사원 30여명을 내보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경영을 합리화하기 위해 단행하는 구조조정이긴 하나 워낙 규모가 커서 일부 직원들은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통 '빅3' 중 현대만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데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신규 사업 부재에 따른 인력 적체를 해소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으로 백화점 TV홈쇼핑 등 주력 사업의 실적이 악화된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쇼핑 신세계 등 경쟁사들이 할인점 백화점을 꾸준히 출점하고 있는 반면 현대백화점은 새 점포를 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부천에 중동점을 열었지만 동시에 부평점을 폐점,점포수는 13개 그대로다. 내년에도 새 점포를 열지 않을 예정이다. 반면 신세계는 올해에만 할인점 10개(11,12월 출점 포함)를,롯데쇼핑은 올 초 백화점 대구점에 이어 오는 18일엔 도심 영플라자를 연다. 신세계와 롯데는 내년에도 각각 15개와 9개 점포(백화점 포함)를 출점키로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당분간 점포를 추가로 낼 여력이 거의 없다"며 "내년에는 내실을 다지면서 기존 점포 영업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구조조정은 정지선 부회장의 의지에 따라 경청호 경영전략실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경쟁사들과 달리 올해 인력을 충원하지 않았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