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를 탈출한 꼬치구이가 전문매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꼬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술안주는 물론 식사메뉴로 발전하는 사례도 있을 정도다. 특히 날씨가 쌀쌀해지고 경기가 나빠져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면서 꼬치구이 전문점은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꼬치구이가 저가의 서민음식인데다 대부분의 꼬치구이 전문점들이 오순도순 마주앉아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에 날씨가 추워지고 주머니가 가벼울수록 더욱 매력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꼬치구이 전문점은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을 겨냥, 불황에 강한 업종으로 성장해왔다. 꼬치구이 전문점은 맛있고 다양한 안주, ‘정’을 내세운 인간적인 서비스, 저렴한 가격대를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이 업종은 90년대 꼬치구이 전문점이 본격적으로 체인점을 모집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꼬치구이 전문점들이 변신을 시작했다. 이전의 서민적인 분위기에서 고급스럽고 아늑하며 깔끔한 분위기의 매장으로 탈바꿈한 것. 한마디로 포장마차 분위기에서 탈피, 패밀리레스토랑이나 퓨전주점의 분위기를 가미하고 있다. 특히 사업자마다 사업 컨셉이 조금씩 달라 테마 꼬치구이 전문점이라는 이름으로 간이역 분위기를 내는 매장이 있는가 하면 퓨전을 추구하며 일식 꼬치구이 전문점을 표방하는 매장도 있다. 최근에는 세계 각국의 꼬치를 맛볼 수 있는 꼬치구이 전문점도 등장했다. 주 메뉴인 꼬치구이의 퓨전스타일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일본식 빈대떡인 오코노미야키, 탕류를 함께 제공하며 메뉴의 다양화를 꾀하는 업체도 있다. 진입장벽이 낮고 창업비용도 적게 들어 소자본 창업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업종이지만 안이한 운영은 금물이다. 꼬치구이라는 업종의 특성과 고객이 추구하는 욕구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성공할 수 있다.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대충 운영하다가 저조한 매출 때문에 쉽게 문을 닫는 점포도 적지 않다. 또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중요한 업종이므로 고객관리에 소홀하고 친근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고객확보가 어렵다. 최동원씨(랜 신촌점ㆍ41)는 지난 8년간 서울 동대문 종합상가에서 의류유통업과 수산물유통업을 하다 적지 않은 손해를 봤다. 그후 신촌에서 꼬치구이 전문점으로 재기에 성공한 케이스다. 항상 자기 사업만을 생각한 최씨는 재기 아이템으로 일식 꼬치구이 전문점을 선택했다. 주류를 취급하며 주 고객층이 20~30대인 업종이 그의 사교적이며 활달한 성격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 일본식 꼬치구이 전문점을 선택한 이유는 일반 꼬치구이 전문점과 달리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풍 분위기를 접목시켜 신세대들을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유리해 보였기 때문이다. 최씨의 매장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일본식 주점으로 감칠맛 나는 음식과 신선한 느낌의 실내 인테리어가 장점이다. 고객들에게 자신 있게 주방을 공개해 요리의 전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점주로서는 상당히 힘든 결정일 수밖에 없다. 고객들의 호응은 무척 좋은 편이다. 일반 꼬치구이 전문점의 경우 대부분 분위기가 어둡고 조리과정을 공개하지 않아 청결의 사각지대인 듯한 느낌이 강했는데 이를 개선한 것이다. 최씨의 매장에서는 직원들이 주문을 받거나 의사소통을 할 때 복명복창이라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일본의 음식점들이 흥을 돋우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는 에서 등장하는 미국 시애틀 파이크플레이스 수산시장의 성공비결이기도 하다. 손님이 주문한 메뉴나 손님들의 요구사항을 이야기할 때 큰소리로 다시 한 번 말하면 매장 분위기가 활기에 넘쳐 손님에게 흥겨움을 주는 것은 물론 종업원들도 힘을 얻게 된다. 약한 사람은 생각에 따라 움직이고 강한 사람은 힘들 때도 행동을 통해 생각을 통제하는데 복명복창은 분위기 띄우는 데 그만이다. 다른 손님들이 주문한 메뉴를 듣고 호기심에 추가 주문을 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제는 이런 분위기 때문에 찾아오는 단골손님들도 많다. 매일매일 달라지는 서비스 안주를 제공하는 것이 최씨의 운영 노하우. 손님들에게 서비스로 꽁치나 감자 등을 구워준다. 손님들의 호응도 좋고 서비스를 기대하며 찾는 발길도 있다고 하니 그의 전략은 성공한 셈이다. 식자재 구입비용은 더 들어가지만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므로 효과는 크다. 친근하고 편한 분위기 때문에 매장 내 스탠바에서 홀로 술을 마시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도 적지 않다. 최씨는 이런 ‘나홀로’ 손님에게 다가가 세상살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특정일이나 기념일에 방문한 연인이나 고객들을 위해 사은행사와 고객참여 이벤트도 가진다. 오가다 들르는 손님을 놓치지 않고 단골로 만들기 위해서다. 그는 온라인 마케팅의 중요성도 간과하지 않고 있다. 각종 음식점 관련 사이트에 맛집으로 등록하고 10% 할인 쿠폰을 나눠주는 등 다양한 홍보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역특성상 고객의 70% 이상이 20대 중후반 회사원들이다. 매출액은 월 평균 2,000만원이며 마진율은 50% 정도다. 25평의 점포를 오픈하는 데 최씨가 들인 비용은 보증금 5,000만원에, 1억여원의 권리금, 가맹비, 인테리어비 등을 합쳐 총 2억원 정도다. 최씨와 달리 오픈 당시부터 본사와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채 자체적인 운영을 감행하다 실패를 겪은 사례도 있다. 마산에서 꼬치구이 전문점을 운영한 이씨는 지난해 9월께 4,000만원의 창업비용을 투자해 오픈한 지 1년도 채 되기 전에 문을 닫아야만 했다. 오픈 후 3~4개월간은 점주의 열의와 사람들의 호기심으로 그럭저럭 운영이 됐다. 월 평균 1,000만원선의 매출이 유지가 된 것. 그러나 매장의 문제점이 하나둘씩 드러나며 매출이 급격히 감소해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 영업을 중단했다. 이씨는 본사와 기술이전 문제로 갈등을 겪어 식재료 유통에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본사 직원과 험담이 오가는 등 불신은 날로 심각해졌다. 결국 본사의 의도를 무시한 채 꼬치구이 전문점이라는 타이틀을 자체적으로 변형해 탕요리점으로 바꿔 운영했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식자재도 점주 임의대로 구입했다. 그러나 주변 상권 성격과 다른 업태였고, 탕요리 전문점이라는 새로운 컨셉이 고객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점주가 영업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성급하게 오픈한 것도 매출하락에 한몫 했다. 경기불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이씨는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이씨는 꼬치구이 전문점 영업을 중단하고 매장을 보수해 생선탕과 생선구이요리 전문점으로 변경해 영업을 하고 있으나 매출은 여전히 하락세다. [ 클릭! 성공 ] 1. 20~30대가 많이 몰려드는 오피스가와 대학가, 역세권 점포를 얻는다. 2. 각종 꼬치구이 전문점의 사업설명회에 참석하고 매장을 방문하는 등 철저한 사전조사 후 창업한다. 3. 온라인 사이트에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4. 고객관리를 위해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한다. 5. 메뉴개발 프로그램을 운영, 3개월마다 신규 메뉴를 선보여 신선함을 준다. 6. 식자재 비용을 아끼지 말고 최상의 제품을 구입한다. 7.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원들의 서비스 교육을 철저히 한다. 8. 기존 꼬치구이 전문점의 어두컴컴한 분위기를 밝고 환하게 꾸며 깔끔하고 청결한 이미지 준다. 9. 오픈 키친 방식을 채택, 고객들에게 청결과 위생에 신경 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 클릭! 실패 ] 1. 점포를 얻을 때 예상 수익 분석을 하지 않는다. 2. 가맹 본사에 의존해 자체 마케팅 전략을 세우지 않는다. 3. 시장조사와 자료분석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막연한 희망으로 창업한다. 4. 마일리지 제도 등 단골고객 관리 프로그램이 없다. 5. 신메뉴 개발을 하지 않아 식상한 이미지를 준다. 6. 매출 상승, 저하 요인을 재료원가 절감과 마진율 하락으로만 파악한다. 7. 점주는 카운터 역할만 해 점포실무에 약점이 있다. 8. 적정 매장 평수보다 훨씬 큰 매장을 운영, 손님이 적고 썰렁한 느낌을 준다. 9. 고객을 배려하지 않은 협소한 테이블 간격으로 고객이 이동시 불편을 느낀다. 10. 인위적으로 매장을 변형해 운영한다. 이경희ㆍ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