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연말 비상작전에 돌입했다. 남은 50일 동안 최대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악의 불황에 빠진 백화점은 2년 만에 '12월 세일'을 부활시켰다. 위스키업계는 중역들이 야간업소에서 아침에 퇴근하는 '새벽별 보기 영업'에 들어갔다. 온라인 업계 역시 물건값을 깎아주는 '소비자 체감영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백화점·할인점 대형 백화점들은 지난해 폐지했던 '12월 세일'을 다시 연다.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특별세일을 할 계획이다. 기존 점포의 매출이 9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극심한 매출 부진이 계속되자 2년 만에 '12월 세일'에 나서기로 한 것. 그러나 세일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에는 고액 구매자에 대한 사은품 제공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할인점은 릴레이식 가격행사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세계이마트는 할인점 10주년 기념으로 56개 전점에서 12일까지 1백개 인기 품목 1천만개를 10년 전 가격에 판매한다. 이어 13∼19일엔 비슷한 물량의 상품을 절반가격에 내놓는 2차 행사를 벌인다. 홈플러스는 13∼19일 최근 개점한 동대문점에서 사은행사를 열어 쌀(20kg,3만9천5백원) 차렵이불(8천8백원) 등을 할인 판매할 계획이다. ◆위스키·음료업계·전자양판점 위스키 업계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는 '새벽별 보기' 영업을 펼치고 있다. 영업사원과 권역담당자는 물론 중역까지 판매 최전선인 야간업소에서 밤을 샌 뒤 아침에 퇴근한다. 실적을 좌우하는 업소 영업을 독려하기 위한 것. 신영식 영업부사장은 "이같은 영업을 위해 출근시간을 오후 1시 이후 등으로 자율적으로 관리토록 했다"면서 "모든것을 영업 위주로 바꾸는 '1백80도 전환' 정책을 밀고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코카콜라는 비수기인 겨울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지난 여름 1.5ℓ 대용량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을 걸고 벌였던 판촉행사를 겨울에도 펼치기로 했다. 전자양판점 테크노마트는 다음달 13일부터 연말까지 '불꽃 베팅'에 들어간다. 가전제품 세일전이 그것. 평소 세일보다 할인폭을 최고 30% 늘려 실적을 높일 계획이다. ◆TV홈쇼핑.인터넷몰 정체의 늪에 빠진 TV홈쇼핑 업계는 '데프콘1' 상황이다. 30% 세일이 비일비재하다. LG홈쇼핑은 '김치냉장고 팔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즉석할인쿠폰을 활용하는 소비자에게 최고 7%까지 깎아준다. 통상 가전제품의 할인폭이 3%였던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단가가 높은 1백2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급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CJ홈쇼핑은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은 점을 활용해 매출 올리기에 나섰다. 전략상품인 의류는 이월상품 위주로 30% 이상 세일할 예정이다. 현대홈쇼핑은 이달 말까지 '방송 2주년 축하상품전'을 연다. 의류를 비롯한 겨울상품은 10∼25% 할인해서 판다. 인터넷쇼핑몰에선 겨울 세일이 시작됐다. 예년에 비해 보름 남짓 빠르다. CJ몰은 10월 초 가을 세일을 실시한 데 이어 지난 5일부터 그룹 창립 50주년을 이유로 할인 판매를 하고 있다. 50만원 이상의 상품에 대해 10% 할인쿠폰을 준다. 한솔CS클럽은 11월 한 달 동안 '웰컴 세일전'이라는 타이틀로 판촉행사를 벌인다. 김혜수·류시훈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