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경영진들이 올해 첫 도입한 스톡옵션으로 거액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최근 전세계 해운시황 호조에 힙입어 연일 주가가 오르면서 경영진들이 오는 2005년부터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 적지않은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8월 11일 정기 이사회에서 경영진 34명에게 일정기간 보수를 올리지 않는 조건으로 총 90만5천주(전체 발행주식의 0.88%)의 스톡옵션을 부여키로 결의했다. 스톡옵션 대상자는 노정익 사장이 20만주로 가장 많으며 각 이사들에게도 1만-5만주씩 부여됐다. 이들은 2005년 8월부터 5년간 주당 행사가격(3천175원)에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데, 현재 주가(1만100원대)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노 사장은 무려 14억원가량을 벌 수 있다. 당초 계약대로 보수를 올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노 사장은 최소한 수억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임원들도 수천만원은 충분히 벌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당시 이사회가 정 회장의 영결식(8월 8월)이 있은지 나흘만에 이뤄졌고, 일부 사외이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톡옵션 부여가 강행됐다는 점을 들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이사회가 이미 정 회장의 사망 이전부터 계획된 일정이었고 당시에는 주가 동향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며 반박했다. 또 사외이사들의 일부 반대의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이사회에서 흔한 일인데다 일단 이사회를 통과했다는 것은 법적인 타당성을 보장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에는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던 시기였다"며 "결과적으로 최근 주가가 오르고 그룹 경영권 문제가 불거진 것이 오해를 받게 된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임원들은 여전히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